사진=뉴시스

[이코리아] MBC ‘PD수첩’이 9일 보도한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의 비밀'편이 교계에 큰 파문을 던지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명성교회가 전국 각지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다. 1600억원으로 추정되는 부동산을 사기업이 아닌 교회에서 지속적으로 매입한 것이 온당한 처사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

피디수첩이 공개한 명성교회 800억원 비자금 의혹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지난 2014년 명성교회 재정을 관리하던 박 모 수석 장로가 투신 자살하면서 '800억 비자금설'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논란이 일자 명성교회 측은 전체 당회를 열고 해명했다. 당시 60여명의 장로가 참석한 당회에서 교회측은 "800억원은 교회 적립금이며 그동안 교회 재정이 부당하게 사용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교회측은 또 "고 박 장로가 교회돈을 횡령하거나 유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교회 재정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은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약 4년 후 피디수첩은 800억원 비자금 의혹을 다시 제기됐다. 지난 번 의혹과 다른 점은 여러 제보자의 증언을 토대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공개한 것. 그중 하나가 전국에 산재한 명성교회 소유의 부동산이다. 특히 김삼환 목사 소유의 개인 별장도 공개해 충격을 안겼다. 공시 지가만 40억원대에 달하는 이 별장은 하남시에 위치해 있으며 개발 가능성이 높아 땅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게 부동산 관계자의 말이다. 평소 전세집에서 산다고 한 김 목사가 무슨 돈으로 고가의 별장을 구입했는지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김 목사가 예배 설교에서 세월호 관련 발언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초청해 덕담을 건네고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를 교인이 보는 앞에서 화환을 전달하게 한 것도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피디수첩은 특히 김 목사 우상화 현상을 우려했다. 한 제보자는 피디수첩과 통화에서 "김 목사 우상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정치인도 아닌 교회 목사의 우상화는 기독교 정신에 어긋난다.. 김일성 우상화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며 비판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피디수첩 제작진이 명성교회측 인사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장면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사랑과 용서, 배려를 실천해야 할 교회에서 폭행이 발생한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이밖에도 김삼환 목사의 생일과 명절에 수천만원의 현금이 전달됐다는 증언이 나왔으며 해외선교여행 때 교인들을 동원해 외화를 밀반출했다는 증언도 공개됐다. 이 증언이 사실이면 명성교회측은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해당 의혹에 대해 명성교회측은 강력 반발했다. 교회측은 10일 "피디수첩 방송 내용은 허위이며 800억원은 비자금이 아닌 교회 재정이며 선교사업을 위한 준비금이다"라고 해명했다. 교회측은 또 "종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방송에 대해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송에 앞서 명성교회는 MBC PD수첩을 상대로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