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이코리아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논의했다. 9월 남북정상회담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비핵화 진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올해 들어 네 번째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회동을 가진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방북 성과에 대해 논의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내 개최키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며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됐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사찰단을 초청하기로 했다”며 “2차 정상회담의 장소 및 일정에 대한 범위도 좁혔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지지부진했던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이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되면서 미국 내 언론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2차 북미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는 제호의 기사를 통해 방북 성과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WP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에 대해 “매우 성공적인 아침”이라고 자평한 것을 인용하며, 지난 7월 방북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한 채 북한으로부터 “깡패”라는 비난을 들었던 것과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WP는 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사찰단을 초청하기로 한 사실을 비중있게 전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이날 WP와의 인터뷰에서 “풍계리에 사찰단을 초청한 것은 북한이 (핵) 시설을 검증받을 의지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이번 방북 성과의 의미를 설명했다. 반면 WP는 폼페이오 장관이 6일(한국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비핵화 완료 시점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하며,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남북과 비핵화 해법이 이견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우려했다.

CNN은 이날 “김 위원장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소개하며 이번 방북 성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CNN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었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을 통해 비핵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딘 것을 자축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NSC 국가경제보좌관 및 수석자문을 역임한 사만다 비노그라드 CNN 애널리스트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보고서 형식의 기사를 통해 이번 폼페이오의 이번 방북이 성공적인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비노그라드는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에 대한 검증을 수용한 것에 대해 “풍계리 시설은 사찰단 없이 이미 해체됐기 때문에, 사찰단이 시설의 원래 모습이나 기능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사찰단 초청은) 김 위원장이 더 이상 필요하지도 않은 핵 실험을 중단하고 핵 실험장을 폐기한 것에 주의를 돌리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NBC는 7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성과를 설명하며 한국과 미국의 묘사에 미묘한 온도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NBC는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앞으로 많은 단계가 남아있으며 우리는 오늘 그 중 한 단계를 통과한 것”이라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한국 청와대 긍정적인 브리핑에 비해 폼페이오 장관이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북단에 참여한 한 미국 관료 또한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북이 지난번보다는 더 나았다”면서도 “(비핵화 협상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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