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 시민단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국제관함식 참석 일본 군함의 전범기(욱일기) 사용 중지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욱일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함선이 제주도에 출몰하지 않게 됐다.

5일 일본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10일 열릴 예정인 2018 제주 국제관함식에 불참 입장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제주 국제관함식은 일본을 제외한 14개 나라(한국 포함) 함정만 참여하게 됐다.

앞서 일본 정부는 관함식에 참가하는 해상자위대 함선에 '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자위함기를 거는 문제를 놓고 한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침략전쟁을 연상시키는 욱일승천기를 우리 영해에 휘날리게 해선 안된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일본측은 "자위함기 게양은 관계 법령에 따른 것으로 한국 측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섰다.

특히 자위대 최고지휘관인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통합막료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자위함기는 해상자위관의 자랑이다. 자위함기를 내리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한국 해군 당국은 '해상사열시 자국 국기와 태극기만 게양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사실상 욱일기 게양을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

일본의 고집을 꺾은 것은 독도함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이 욱일기 게양을 고집할 경우 해상 사열을 받는 우리 좌승함이 독도함으로 바뀔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독도함에 탑승해 일본 자위함의 사열을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는 독도가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일본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런 여러 변수를 고려해 일본 정부는 제주관함식에 자위대함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함선의 제주도 관함식 불참에는 자위대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익 성향의 일본 언론인 산케이신문은 5일 “일본 정부는 오는 10~14일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 함선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하며 "한국 해군은 자위함기 게양 자제를 요청했지만, 자위대가 이를 거부했다. 정부는 쌍방 타협이 어렵다고 판단해 자위함 파견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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