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롤파크에서 개최된 오픈 하우스. <사진 = 뉴시스>

[이코리아] 최근 국내에 e스포츠 경기장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세계 e스포츠 시장이 연평균 30%이 상의 성장률을 보임에 따라, 종주국이라 불리는 한국에서도 경기 환경 조성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액토즈 소프트는 국내 다섯 번째 e스포츠 경기장인 ‘액토즈 아레나’를 오픈했다. e스포츠 경기장의 건립은 앞서 2013년 넥슨이 처음으로 ‘넥슨 아레나’를 세운 뒤, OGN의 ‘e스타디움’, 아프리카TV의 ‘프릭업 스튜디오’, 라이엇게임즈의 ‘롤파크’로 이어져왔다. 전용 경기장이 없던 시절에는 주로 게임 전문 방송국의 세트장에서 e스포츠 경기를 치렀다.

e스포츠 경기장의 증가는 프로게이머들에게도, 관중들에게도 희소식이다. 프로게이머들은 좋은 장비가 갖춰진 환경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관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늘어나는 경기장만큼 기업들은 서로 관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열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e스포츠 경기장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진다면, 기업들의 출혈 경쟁은 불가피하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는 아니다. 세계 e스포츠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0% 이상이지만, 이는 중국 시장의 가파른 성장이 반영된 수치다. 국내 e스포츠 시장은 2016년 기준 전년 대비 1.6% 성장에 그쳤다. 한국 e스포츠 경기장의 흥행 여부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국내 e스포츠 시장의 더딘 성장의 원인으로는 ‘e스포츠 콘텐츠 부족’을 꼽을 수 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피파온라인> 등 게임은 대중적인 인기에 힘입어 자연스레 e스포츠로 발전했다. 하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포트나이트>,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은 인위적으로 e스포츠화가 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포트나이트>와 <배틀그라운드>는 게임업계는 물론 대중들 사이에서도 “e스포츠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두 게임은 100명의 플레이어가 배틀로얄을 거쳐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다. 이러한 게임의 e스포츠 경기는 100명의 전투 모습을 담아야 하다 보니 중계화면이 어수선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100명 중 1명의 장비에만 문제가 생기더라도 게임이 중단되기 때문에 매끄러운 진행이 어려운 편이다.

이에 여러 게임산업협회 관계자들은 “시청 환경에 적합한 e스포츠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관중, 프로게이머, 기업 관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의 발굴은 e스포츠의 롱런을 위해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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