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삼성 계열사 CEO 중 '장수 CEO'로 평가받는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회사 영업이익 하락에 주요 거래처를 경쟁사에 내주는 등 경영 성적이 뒷걸음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카드는 18년간 독점계약을 맺어왔던 코스트코와의 계약이 불발되며 현대카드에 자리를 내줬다. 지난 8월 코스트코는 제휴 사업자로 현대카드를 선정하면서 카드업계에 지각 변동이 발생했다. 코스트코가 유통업계 매출액 중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지난 18년간 코스트코와 독점 계약을 맺으면서 상당한 효과를 봤다.

코스트코의 2017년 매출액이 3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80%만 카드로 결제해도 삼성카드가 받는 수수료 수익은 연간 200억원이 넘었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카드업종에서 이 수익은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그런데 삼성카드는 '따놓은 당상'인 이 수익을 현대카드에 빼앗겼다. 이유가 뭘까.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코스트코와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태영 부회장을 중심으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반면 삼성카드측은 기존 계약을 바탕으로 안일한 협상에 나서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기찬 대표의 리더십도 도마에 올랐다. 최고경영자로서 보장된 먹거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회사 안팎에서 제기된 때문이다.

원기찬 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2013년 12월 삼성카드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지금까지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2014년 취임후 실적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6133억원으로 5.2% 증가했으나 영업 이익은 5033억원으로 41.6% 감소했다. 원 대표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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