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MT

“He who fights with monsters might take care lest he thereby become a monster. And if you gaze for long into an abyss, the abyss also gazes into you.”(괴물과 싸우는 자는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깊은 물을 너무 오래 쳐다보고 있으면, 그 물도 당신을 들여다본다.)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격언으로 미국 코네티컷 출신 밴드 엠지엠티(MGMT, 매니지먼트를 줄인 말)의 가장 큰 히트곡인 'Kids'의 뮤직비디오 앞부분에 등장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뮤직비디오에는 니체가 아니라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것으로 표기돼 있다. 트웨인이 니체의 말을 인용한 적이 있거나, 아니면 단순히 무지로 인해 비롯된 것 같다. 어찌 됐든 과연 이 말은 무슨 뜻일까?

인간은 누구나 다 앞선 세대가 저지른 악에 노출된 상황에서도 끝까지 물들지 않으려 애써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 악에 오랫동안 시달리다 보면 결국은 그 악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기 십상이라고 경계한다. 'Kids'의 뮤직비디오는 노래에 담긴 사상을 아주 쉽고 적절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유아용 침대에 놓인 아기가 운다. 그리고 잠시 후 흉측한 괴물이 아이를 침대에서 꺼낸다. 괴물은 오간 데 없고, 젊은 엄마가 아기를 품에 안은 채 휴대폰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걸어간다. 하지만 모델처럼 아름다운 그녀는 아기에겐 아무 관심도 없다. 그리고 거리엔 괴물들이 득실댄다. 아기를 안고 가는 것 자체가 귀찮은지 엄마는 아예 아기를 땅에 내려놓는다. 아기는 공포에 가득 찬 표정으로 괴물들을 피해 달아난다. 결국 세상 모두가, 심지어 엄마마저도 아기에겐 괴물이다.

그렇다면 이 아기는 천사라고 할 수 있을까? 가사를 잘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천진난만한 아기는 꽃나무를 향해 기어간다. 나무가 아름다워서 다가가는 게 아니다. 그 안에 있는 벌레를 잡아 죽이기 위해서다. 결국 'Kids'는 순자의 성악설과 흡사한 메시지를 주장한다. 인간은 누구나 다 악한 본성 때문에 괴물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고, 이미 괴물이 된 기성세대에게 계속 영향을 받다보면 결국은 그들과 똑같아지기 쉽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이 모두 괴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Kids'는 이에 대해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지혜를 전해준다. “Control yourself. Take only what you need from it.”(스스로 자제해야 해. 필요한 정도만 가져가.)

인간의 악한 본성은 당연히 과욕으로 이어진다. 모든 사람들이 나누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혼자만 모든 걸 독차지하려는 태도는 결국 불행을 낳는다. 이런 마음을 가진 자는 결국 괴물로 변하게 되고, 그의 악영향으로 인해 다른 이들도 모두 괴물로 변해버릴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전체 가사 중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부분은 'A family of trees wanting to be haunted'(저주를 기다리는 나무 가족들)이다. 'A family of trees'는 사실 '가계도', '족보' 등을 뜻하는 'family tree'를 말한다. 대대를 내려오며 계속해서 괴물로 변하는 습성을 끊지 못하는 인간의 우매함을 꼬집는 말이다. “Memories fade like looking through a fogged mirror.”(기억은 안개 낀 창 너머를 바라보듯 사라져가네.)가 말해주는 교훈은 역사 속 경험을 통해 이미 배운 지혜를 자꾸만 잊어버리는 인간의 바보스러움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해준다.

가사 전체를 종합해볼 때 'Kids'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교육이라고 말한다. 또한 매일매일 악화하고 있는 지구환경에 대해 뼈아픈 경고의 메시지도 던진다. 앞에 소개된 'A family of trees wanting to be haunted'는 '마구잡이로 잘려나가는 밀림의 나무들'을 뜻하기도 한다. “The water is warm, but it's sending me shivers.”(물은 따뜻한데 나를 몸서리치게 하지.)는 분명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에 대한 경고이다.

“Decisions are made and not bought.”(결정들은 내려지는 거지 살 수 있는 게 아니야.)란 표현이 인상적이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모든 결정은 스스로 하고 책임지는 거지, 누군가가 대신 해줄 수 없다는 얘기다. 결국 인간은 누구나 다 자주적으로 자신의 삶을 주도해 나가야한다는 말이다.

지난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소속정당 대중운동연합(UMP, Union pour un mouvement populaire)이 캠페인 송으로 'Kids'를 무단으로 사용, 물의를 빚은 바 있다. MGMT는 이때 받아낸 약 4천만 원의 보상금 전액을 아이티 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으로 기부했다. 'Kids'는 2007년 앨범 < Oracular Spectacular >의 세 번째 싱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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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were a child
Crawling on your knees toward it
Making momma so proud
But your voice is too loud
We like to watch you laughing
You pick the insects off plants
No time to think of consequences 

너는 아기였어
그곳을 향해 기어가는
엄마를 자랑스럽게 했지
하지만 넌 너무 시끄러웠어
우린 모두 널 지켜보는 걸 즐거워했단다
넌 꽃나무에서 벌레를 잡았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 Control yourself
Take only what you need from it
A family of trees wanting to be haunted
Control yourself
Take only what you need from it
A family of trees wanting to be haunted

스스로 자제해야 해
필요한 정도만 가져가
저주를 기다리는 나무 가족들
스스로 자제해야 해
필요한 정도만 가져가
저주를 기다리는 나무 가족들 

The water is warm
But it's sending me shivers
A baby is born
Crying out for attention
Memories fade
Like looking through a fogged mirror
Decisions too
Decision to decisions are made and not bought
But I thought this wouldn't hurt a lot
I guess not

물은 따뜻한데
나를 몸서리치게 하지
태어나 아기는
관심 끌기 위해 울고
기억은 안개 낀 창 너머를 바라보듯
사라져가네
모든 결정들도
그 결정들은 내려지는 거지 살 수 있는 게 아니야
이것이 많이 아프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내가 잘못 생각한 듯하네

repea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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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g momma proud'는 '엄마를 자랑스럽게 하다'란 말이다. '아빠를 자랑스럽게 하다'라고 하려면 'making(to make) papa proud'라고 하면 된다. '누군가를 자랑스럽게 하다'라는 의미로 쓰일 경우의 예를 몇 가지 들어본다.
1. The man made his wife so proud by finishing the marathon. (남자는 마라톤을 완주함으로 아내를 매우 자랑스럽게 했다.)
2. The Korea Republic national soccer team made its people so proud by reaching the semifinals, in the 2002 World Cup.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에 오름으로 국민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었다.)
3. Son, you always make me proud. (아들아, 넌 항상 날 자랑스럽게 한다.)

'proud'는 주로 '자랑스러운', '자부심을 갖게 하는' 등의 긍정적 의미로 쓰이나 '오만한', '거만한', '잘난 체 하는' 등의 부정적 의미도 아울러 갖는다. 두 가지 경우를 살펴보자.
1. She was very proud of her children. (그녀는 자녀들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2. The chairman of the board was too proud to admit his misbehavior. (이사회 의장은 너무 오만해서 자신의 비행을 인정하려하지 않았다.)

'Plants'는 사실 '꽃이 피는 나무'가 아니라 주로 화분에 키우는 식물을 뜻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식물에 꽃이 없는 경우에도 그냥 '꽃나무'라고 흔히들 말하기에 그렇게 적었다. 정확히 '꽃나무'라고 하려면 'flower plant'라고 해야 한다.

앞서 말한 대로 'a family of trees'는 사실 'family tree'를 말한다. 어떻게 사용되는지 예를 들면
1. The man wanted to research his family tree after his father's death. (아버지 사망 이후 그는 족보를 살펴보길 원했다.)
2. He is ten years younger than me, but he's higher up in the family tree than I am. (그는 나보다 열 살이나 적지만, 나보다 항렬이 높다.)

“It's sending me shivers.”에서 'shiver'는 '추위, 혹은 두려움으로 떨다'라는 뜻의 동사로도 쓰이고, '전율', 혹은 '몸서리'등의 명사로도 쓰인다. 비슷한 의미의 동사로는 'shudder', 'shook', 'tremble', 'quake', 'quiver'를, 명사로는 'trembling'과 'tremor'를 들 수 있다. 'To send shiver'는 '...이 오싹한, 혹은 무서운 느낌을 전하다'란 의미이다. 동사와 명사로 쓰이는 경우, 그리고 'to send shiver'가 들어간 경우들을 살펴보자.
1. Homeless people shivered outside the train station all night, because the police would not let them in, in bitter cold weather. (노숙자들이 밤새 기차역 밖에서 떨어야 했다. 경찰이 강추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역 안으로 들어오려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다.)
2. She felt a cold shiver before she was stabbed by him in the dark. (어둠속에서 그의 칼에 찔리기 직전 그녀는 등골이 오싹한 전율을 느꼈다.)
3. The nightmare that I had last night sends shivers down my spine. (지난밤의 악몽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Crying out for attention'에서 'crying out'은 '비명을 지르다', 'attention'은 '관심'을 뜻한다. 즉 '관심을 끌기 위해 울부짖다'란 말이다. 그런데 이 노래의 경우와 달리 'cry out'은 주로 고통이나 두려움 때문에 소리를 지르는 경우에 쓰인다. 동사 'attend'에서 파생된 명사인 'attention'은 '주의, 혹은 주목', '흥미, 혹은 관심', '보살핌' 등 정말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몇 가지 예.
1. Don't pay attention to what other people say. (다른 사람 말에 신경 쓰지 마라.)
2. Korean director Bong Joon Ho's films always attract great attention among moviegoers. (한국영화감독 봉준호의 영화는 팬들 간에 항상 관심을 끈다)
3. The mother devoted all her attention to her ailing son. (그녀는 병든 아들을 보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요즘 개그콘서트 발레리노 코너에서 개그맨 정태호가 자주 'attention'을 외치는데 이 경우는 감탄사가 된다. 군대나 학교에서 '주목이나 차려'를 외칠 때는 “Attention!”, 사람들에게 “주목하세요.”라고 말하고 싶으면 “Attention please!”라고 하면 된다.

 

<필자 약력>

동서대 임권택 영화영상예술대학 교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각본

방송 <접속! 무비월드 SBS>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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