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4회국회(정기회) 제7차 본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날선 질문에 재치있게 응수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자유한국당 유기준·안상수 의원으로부터 현안에 대한 집중 공세를 받았다. 유 의원은 최근 재정정보시스템 자료 유출 혐의로 고발당한 심재철 한국당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토지개발정보를 유출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비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편파수사 아니냐는 의혹을 던졌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검찰의 판단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검찰의 판단에는 청와대와 정무실도 관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유 의원이 “모든 국정을 총괄하는 총리가 어떻게 검찰이 하는 일을 그대로 놔두느냐”고 재차 몰아세우자, 이 총리는 오히려 “검찰 일에 총리가 관여했다고 하면 칭찬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유 의원은 이어 “NLL로부터 북한은 50km, 우리는 85km 물러나 평화수역을 만들기로 하면서 우리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게 됐다”며 평양공동선언을 NLL(북방한계선) 포기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총리는 “NLL이 38선처럼 한 일 자로 돼 있는 것이 아니라 경사지게 되어 있지 않나”라며 “NLL 북단으로부터 초도까지는 50km지만, 남쪽 덕적도는 남단으로부터 32km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백령도 인근 NLL 최북단을 기준으로 하면 유 의원의 설명이 맞지만, 연평도 인근 NLL 최남단이 기준이 되면 이 총리의 설명이 맞다. 애초에 NLL이 황해도 해안선을 따라 구부러지게 설정돼 있기 때문. 실제로 NLL을 평화수역으로 만들 경우 황해도 남쪽 해안선을 따라 해안포 등 육상전력까지 배치한 북한이 더 큰 군축을 해야 한다.

유 의원에 이어 안상수 한국당 의원도 질문 공세를 이어갔다. 안 의원은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는 북한 주민들의 영상을 공개하며 태극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태극기 어디 갔나? 대한민국에도 태극기가 없고, 평양에도 태극기가 없다”며 “대통령이 우리 국민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태극기와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이에 대해 “그런 건 아니다. 이런 프로토콜은 초청자(북한) 측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며 “역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서울 한복판에서 인공기를 휘날릴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안 의원은 “하여간 잘 됐다는 거냐, 저게?”며 즉답을 피하자 이 총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재차 설명했다.

안 의원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안 의원은 “(한국의) 체제 우월성이 검증됐는데 무엇이 아쉬워서… 김정은의 전략에 말려들어서 잘못하면 우리가 이뤘던 모든 성과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위험하게 가느냐 하는 것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전임 (박근혜) 대통령께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생각한다”며 한국당이 통일정책에 대해 정권에 따라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안 의원은 “총리가 대답은 참 잘하시는 것 같다”며 수백 명을 총살시킨 김정은과 협상을 해야 하냐고 재차 질문했으나, 이 총리가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겠나”라고 오히려 반문하자 결국 말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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