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사진=CNN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트럼프 정부 내 대표적 대북강경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볼턴 보좌관은 북한을 향한 문은 열려있다며,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볼턴 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보수단체 ‘연방주의자협회’ 토론회 연설에서 “양국 정상 간의 2차 회담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아마 올해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그러나 2차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 등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내 예상은) 전적으로 가설일 뿐”이라고 한발 비켜 섰다.

볼턴 보좌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양국 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이 충분한 비핵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볼턴 보좌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해) 합의한 것은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합의 이행을 보여주는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는 조건 하에 북한 정권과 김 위원장을 향한 문을 열어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문을 열어둔 채 북한이 그저 걸어 들어오도록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그들은 비핵화를 향해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2차 회담 이전에 북한이 핵프로그램 폐기 속도를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판문점 회담에서 1년 이내에 비핵화를 마무리 짓자고 약속한 것을 언급하며 “1년 보다 빠른 기간 내에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20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에 대해 언급하며 “1년이라는 기간은 남북이 이미 동의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백악관 내 대표적인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의 이번 발언으로 인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라며 여러 차례 압박하는 발언을 반복해왔다. 지난달 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미국은 싱가포르 선언에 부응해왔는데 북한은 비핵화에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에게 필요한 것은 행동”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슈퍼 매파’로 불리며 북한 압박에 공을 들여온 볼턴 보좌관조차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것은, 트럼프 정부 내에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일관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하지만 볼턴 보좌관이 정상회담의 선결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미국 내 보수여론도 성급한 2차 정상회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의 우익 성향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어 선임연구원은 이날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데 합의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이 후속 정상회담을 여는 것은 성급한 일”이라며 “김정은은 트럼프가 지난 정상회담의 성공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 하며 추가적인 양보를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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