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예정인 암호화폐를 '삼성 코인'이라고 속여 200억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암호화폐업체 대표 2인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사진은 용의자 중 한명인 이씨가 지난 2월 2018 한국디지털금융포럼에서 개막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코리아] 실체 없는 ‘삼성 코인’ 논란을 일으켰던 암호화폐업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해 경찰이 행방을 뒤쫓고 있다.

경찰은 최근 암호화폐업체 ‘써미츠’(Summitz) 대표 이수호씨 등 2명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4개월간 삼성의 기술력이 투입된 암호화폐 ‘삼성 코인’을 출시하겠다며 약 1300명으로부터 210억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삼성뿐만 아니라 어떤 대기업과도 협약을 체결한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써미츠가 2월 중 포럼을 열고 삼성에스원과의 협업을 공식 발표한다는 ‘찌라시’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퍼지기도 했으나, 본지 취재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에스원 관계자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지난 3월경 보안시스템 개발과 관련해 ㈜코드나인과 협업을 한 것은 맞지만,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와는 전혀 상관없는 프로젝트였다”며 “여러 교회를 묶어 출입자 관리 등을 위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코드나인은 암호화폐 써미츠 개발사다.

결국 블록체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교회 보안시스템 사업을 두고 삼성 계열사가 암호화폐 사업에 참여한 것처럼 홍보한 셈이다. 실제로 허위 사실이 확산되자 삼성SDS, 삼성에스원 등은 지난 3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암호화폐와 관련해 어떤 사업도 추진하고 있지 않다며 반박했다. 지난 2월 써미츠의 공식 후원으로 개최된 ‘2018 한국디지털금융포럼’에서는 대표인 이씨가 직접 개막선언까지 했지만 삼성과 연관된 발표는 없었다.

한편 이씨 등 2명은 지난달 27일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자취를 감춰 서울수서경찰서는 현재 이들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행방을 추적 중이다. 경찰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수사범위에 개발사 ㈜코드나인도 포함되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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