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한 쇼핑몰에 경찰차가 대기 중인 모습. <사진=CNN 방송화면 캡처>

[이코리아] 총기 문제로 몸살을 겪고 있는 미국에서 또 다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26일(현지 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데이비드 카츠(24)는 이날 오후 1시30분 경 권총을 사용해 대회 참가자들에게 총알을 약 10여발 난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 발생장소는 세인트존스 강변의 복합쇼핑몰 ‘잭슨빌 랜딩’에 위치한 ‘시카고 피자 레스토랑’으로, 사건 당시 식당 내 게임바에서는 미식축구 비디오게임 ‘매든 19’의 오프라인 토너먼트가 진행 중이었다. 게임대회가 온라인 상에서 실황 중계 중이었기 때문에 총격사고 소식은 시청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실제 총격장면이 방송된 것은 아니지만, 게임 상의 네트워크 접속종료 화면과 함께 총성과 비명소리, 사람들이 도주하는 소리 등이 그대로 송출돼 충격을 줬다.

용의자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거주 중이며, 이날 해당 장소에서 열린 게임대회의 참가자 중 한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CNN에 따르면 용의자는 지난해 미식축구 구단 버팔로 빌스가 개최한 ‘매든 17 빌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1만 달러의 상금을 받은 적이 있다.

또 다시 총기난사 사고가 발생하면서, 미국 내에서 총기규제 여론이 다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총기사고 현황사이트 ‘건 바이올런스 아카이브’(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미국의 총기사고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총기사고 건수는 지난 2014년 5만228건에서 지난해 6만1815건으로 약 23.1% 증가했으며, 사상자는 3만5524명에서 4만6885명으로 32.0% 늘어났다. 이중에는 방어적 목적의 총기사용이나 우발적 사고로 인한 총기사고도 있지만, 그 비중은 전체 사고의 7%를 넘지 못한다.

<자료=건 바이올런스 아카이브>

4인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를 의미하는 총기난사(mass shooting) 사건의 경우 같은 기간 270건에서 346건으로 28.1%나 증가했다. 올해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235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232명이 사망하고 969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251건, 사망 261명, 부상 1211명)과 거의 비슷한 추세다.

특히 이번 사건이 발생한 플로리다주의 경우 총기 사고에 대해 더욱 예민한 곳이다. 플로리다는 지난해 인구 1만 명당 46건의 폭력범죄가 발생해 미국 전체에서 범죄율 11위를 기록한 곳이다. 하지만 총기난사 사건의 경우 올해 들어 벌써 22건째로 일리노이주(29건)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사건 당 사상자 수는 6.3명으로 일리노이(5.0명)보다 오히려 높다. 지난 2월 14일에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17명이 사망한 전례가 있어 이번 사건의 여파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게임대회에 참가했던 참가자 중 일부는 트위터 등을 통해 자신이 살아있다는 소식과 함께 사건의 충격을 전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드리니 조카(Drini Gjoka)는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말 그대로 운이 좋았다. 총알에 엄지손가락을 맞았다”며 “토너먼트는 중단됐다.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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