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S25 페이스북 계정>

[이코리아] GS25가 올해 초 판매를 중단했던 전범기업 모리나가제과의 제품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인사이트가 2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일본 모리나가제과의 ‘밀크캐러멜 모나카’와 ‘말차캐러맬 모나카’를 독점 수입해 판매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제품을 제조한 모리나가제과는 태평양 전쟁 당시 전투식량을 생산해 일본군에 지원한 전력이 있으며, 지난 2012년에는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밝힌 현존하는 강제동원 일본기업 299개 명단에도 포함돼있다.

해당 제품이 논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GS리테일은 모리나가제과의 ‘밀크카라멜 우유’를 남양유업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생산한 뒤 GS25를 통해 판매해왔으나, 소비자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올해 1월 슬그머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이슈가 된 상품만 판매중단하고 같은 전범기업의 다른 상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해온 것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의 비난 여론이 다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GS그룹 오너일가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창업주인 허만정은 1914년 설립된 민족기업 백산상회가 1919년 3·1운동 이후 주식회사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주주로 참여했다. 백산상회는 일반적인 사기업으로 위장하면서 중국 전역의 독립운동 조직에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다 1927년 일본경찰의 탄압으로 해체됐다. 명망있는 독립운동가 가문의 후손인 허연수 GS리테일 대표로서는 전범기업 제품 판매 논란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GS리테일은 8월 한 달간 독립운동가 기억하기 캠페인을 벌이며 독립운동가 100인의 이름을 도시락에 부착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사진=GS25>

게다가 GS리테일은 광복절을 맞아 8월 한 달간 ‘독립운동가 기억하기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GS25에서 판매 중인 모든 도시락 상품에 독립운동가 100인의 이름과 활동내역이 적힌 스티커를 부착했다. GS리테일은 매출보다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지만, 실제 매출이 상승세를 탄데다 유튜브 등에서 리뷰 영상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그룹 이미지와 실적이 동시에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안중근 도시락’과 전범기업의 아이스크림이 한 매장에서 동시에 판매되고 있는 모습은 캠페인 취지와는 동떨어져 보인다.

또한 GS리테일은 전범기업 논란을 의식한 듯 애초부터 해당 제품을 대만 제품인 것처럼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GS25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해당 제품을 소개하면서 “대만에서 온 모리가나 아이스크림, 이리가나 저리가나 모리나가, 지금 빨리 GS25로 모리나가 모그러 가나?”라는 홍보문구를 올린 것. 제품 포장에 일본어로 된 상품명이 적혀있지만, 굳이 대만 인기 1위 아이스크림으로 홍보한 것은 논란을 피하기 위한 방책인 것으로 보인다.

독립운동가가 세운 기업이 광복절 캠페인을 벌이면서 전범기업 제품을 판매한 정황이 드러나자 누리꾼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모라나가가 전범기업이란 사실을 몰랐다”며 “자주 사먹는 제품이었는데 이제부터는 다시 구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도 “독립운동가 도시락을 먹고 나서 디저트로 전범기업 아이스크림을 먹으라는 뜻이냐”며 “차라리 독립운동가 기억하기 캠페인을 하지나 않았으면 욕을 덜 먹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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