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뉴욕 연방법원에서 진술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복스(VOX)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감형을 대가로 유죄를 인정하는 플리바게닝을 선택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측근들이 잇따라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21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코언은 이날 뉴욕 연방법원에서 선거자금법, 금융사기, 탈세 등 8가지 혐의에 대해 인정했다. 당초 코언은 최대 65년의 징역형이 예상됐으나 혐의를 인정하면서 형량이 46~63개월형으로 감경될 것으로 보인다.

코언은 지난 2006년 트럼프오거니제이션 법률 자문위원으로 임명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궂은일을 도맡아온 핵심 측근이다. 최근 검찰로부터 금융사기, 탈세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코언은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추문이 있었던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 등에게 입막음 조로 13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들에게 지급한 돈의 출처가 러시아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코언은 “연방직 후보자의 지시에 따라”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이름을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입막음 대가 지불 등의 범법행위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또한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도 이날 금융·세금사기 등 8건의 혐의에 대해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팀의 1호 기소 대상인 매너포트마저 유죄로 판명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악재가 겹친 셈이 됐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최측근들의 혐의가 연이어 밝혀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사상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에 따르면 미국 내 법률전문가들은 대부분 코언의 플리바게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각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듀크대학교 로스쿨의 리사 컨 교수는 이날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이름이 거론된 것은 아니지만, 그는 기소되지 않은 공모자일 뿐”이라며 “(코언의 진술로 인해) 비록 즉각적인 법적 문제는 없더라도 정치적 파문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밴더빌트대학교의 크리스토퍼 슬로보긴 교수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입막음 대가로 13만 달러를 지불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방어할 것”이라며 “하지만 법을 몰랐다는 사실이 변명이 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슬로보긴 교수는 이어 “이런 종류의 범죄가 탄핵 이유가 될 지는 의회의 판단에 달렸다”며 탄핵 전망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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