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통신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2~23일 열리는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다시 대중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 전망에 대해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며 “미중 무역갈등을 마무리하기 위한 별도의 시간표(time frame)은 없다. 나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먼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중국이 그들의 통화를 조작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유로화도 마찬가지다”라며 다시 한 번 중국의 환율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하고 있는 일은 미 재무부에 부담해야 하는 수십억 달러를 메우고 있는 것”이라며 “내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역전쟁 장기화를 시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앞두고 들뜬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뉴욕 증시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2만5758.69, +0.35%), S&P500 지수(2857.05, +20.24%), 나스닥지수(7821.01, +0.06%) 등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증권가에서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0일부터 중국에 부과할 추가관세 2000억 달러에 대한 6일 간의 공청회에 돌입했다. 이번 공청회에는 약 360개의 기업이 참여해 관세가 미치는 영향에 증언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미 약 1300개 가량의 증언이 제출됐으며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조치에 반대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공회의소 또한 “(미중 무역갈등 심화는) 미국 소비자와 근로자, 기업과 경제에 대한 피해를 극적으로 확대시킬 것”이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전문가들도 미중 무역협상에 큰 기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 비즈니스스쿨의 방문 연구원 알렉스 카프리는 지난 20일 CNBC 인터뷰에서 “양국은 중국의 ‘경제적 국가주의’라는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폐쇄적 경제구조와 미국의 시장개방요구가 갈등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카프리 연구원은 “중국의 보조금, 기술이전, 시장 보호 등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이런 이슈들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타협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압박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서 국제경제분석가로 일했던 미하엘 이바노비치는 CNBC에 게재한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세계 경제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 숨겨진 영웅)라고 평가했다. 이바노비치는 “중국, 일본, 유럽의 올 상반기 대미 무역흑자는 2조9780억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바노비치는 이어 중국이 당면한 문제 해결을 거부할 경우 백악관이 무역갈등 이상의 심각한 요구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