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최태원이라는 이름이 검색순위 1위에 오른 것을 보고 나서, 신문기사를 검색하여보니 짜증이 아닌 한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지금이 ‘내연녀 악플’ 관련 재판에 직접 출석하여 언론에 오를 내릴 때 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12월 29일에도 뜬금 없이 최태원이라는 이름이 검색순위에 올랐다.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으로 기사를 검색해보니 이런 기사가 나타났다. 그때 떠오른 생각이 이런 것이었다. 이런 한심한 사람이 있나? 횡령죄로 감옥에서 속죄하고 있어야 할 사람이 8.15특별사면 사면 받고 네 달 뒤에 한다는 말이 겨우 저 정도인가? 

 


남의 사생활을 두고 공자왈 맹자왈 하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대그룹 총수 여부와 관계 없이 돈이 있다고 사회적으로 부도덕함을 떠벌리고 자랑하는 것이 당연하고 타당한 것이 되어 버리고, 그렇지 않고 가정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지키고 사는 대다수의 사람이 못난 것처럼 보여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2013년 구속되어 감방에 간 이유를 보면 더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사기꾼에게 속아서 회사 돈을 636억원이나 횡령한 죄로 최회장은 4년의 징역을 선고 받았고 그 사기꾼은 3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최근에 SK건설이 큰 문제를 일으켰다. 라오스에서 댐 공사를 한 것이 붕괴 되고 그로 인한 사망과 실종자가 100명을 넘었고 이재민은 7만명에 이를 정도로 그 손실액이 막대하다. 한국 건설회사가 해외공사에서 부실공사로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오히려 자랑스러운 한국건설회사의 상징물이 되어 있다. 예를 들면 삼성물산이 시공한 두바이의 부르즈칼립파는 세계 최고의 고층 건물이다.


그런데 SK건설의 문제는 댐이 붕괴 되었다는 사실보다 붕괴 원인을 두고 바보 같은 변명만 늘어 놓는 한심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댐을 건설하는 목적은 수력발전으로 발전을 하는 것이고 그 다음 목적은 홍수 통제다. 다시 말하자면 댐으로 일정량의 물을 확보하고 그 물을 방류하여 거기서 얻어지는 낙차에 의하여 발전을 하는 것이고 홍수 시에는 만수위가 되기 전에 물을 방류하여 수위를 조절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이 댐을 구축하여 발전을 하고 홍수를 조절하는 아주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지식인데 SK건설은 폭우가 너무 지나쳐서 댐이 붕괴되었다는 다소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댐 공사를 하기 전에 과거 수 십 년간 통계를 통하여 최대강우량은 얼마나 되는 가를 검토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설계 상식이다. 이번 폭우가 과연 과거 수 십 년간의 기록을 훨씬 초과하는 폭우였을까?


‘민중의 소리’에 따르면 이번 폭우는 예년의 강우량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뉴욕타임스지의 외신보도에 의하면 SK건설은 댐 붕괴 전에 이미 이런 징후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의 7월 26일자 기사 제목은 이렇다. “댐 붕괴 전에 건설업자는 이미 알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사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번 주의 대참사인 댐 붕괴 하루 전에 댐 건설업체는 상태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중 누군가는 3일전에 이미 문제 징후를 확인하였다.~생략~”


이 뉴욕타임스의 이어지는 기사를 보면 ‘Dam failure’ 단어가 사용된다. 이 단어는 굉장히 함축적인 의미의 단어다. 우리가 중학교 수준의 영어를 한다면 댐 실패로 번역할 것이고 고등학교 수준이면 댐 고장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댐 공사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라오스 댐 붕괴를 아는 사람이라면 라오스 댐 붕괴로 번역할 것이다. 
왜냐하면 댐을 설계할 때 최대 강우량을 과소하게 잘못 반영하였다면 그것은 치명적인 설계 잘못이 된다. 설혹 최대 강우량을 조금 넘었다고 댐이 붕괴되어도 그것도 설계 잘못이 된다. 왜냐하면 허용치를 과거 실적보다 더 높게 설정하는 것은 기본적인 설계원칙이다. 최대 강우량이 과거 실적을 훨씬 넘지 않았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이제 라오스 정부는 진상규명을 위하여 두 개의 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정부와 업체도 참석하라고 요청하고 있고, 국내 시민연대에서는 건설업체가 책임 회피하는 모습으로 일관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한가하게 ‘내연녀 악플’ 소송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기사는 어울리지 않는다. 해외 건설에서 손실을 본 적은 있어도 부실공사는 하지 않았다는 한국건설 업체의 평가를 까먹는 최악의 사고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SK건설이 신뢰성이 부족한 주장으로 외신의 비난을 받지 않도록 잘못이 있으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영국의 B.P가 해양석유시추설비 작동 불량으로 발생한 멕시코만 오염에 대처한 것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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