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설정스님의 사퇴 시사로 가닥이 잡혀가던 조계종 사태가 다시 혼란에 빠졌다. 설정스님이 총무부장에 임명한 성문 스님이 돌연 사퇴한 때문이다.

성문 스님은 10일 오전 설정 스님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앞서 설정스님은 16일까지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총무부장에 성문 스님을, 기획실장에 진우 스님을 각각 임명했다.

조계종 안팎에서는 성문 스님의 돌연 사퇴 배경에 자승 전 총무원장과 설정 현 총무원장의 힘겨루기가 발단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성문 스님의 총무부장 임명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민연대는 “조계종 총무부장은 설정 원장 퇴진 시 총무원장의 권한을 대행하여 종단의 혼란을 수습하고 차기 총무원장 선출의 전 과정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이 막중한 자리에 설정원장은 중립적 인사가 아닌, 종단 정치의 일선에서 풍운을 몰고 다녔던 대표적 정치승인 성문스님을 총무부장으로 임명하였다. 이는 자신의 사퇴 이후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내외의 사퇴압력에 저항하기 위한 포석으로밖에 해석될 수 없고, 내리려는 자승 전 총무원장과 저항하는 설정원장 사이의 힘겨루기로 종단의 혼란은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연대는 성문스님에 대해 “94년 개혁 당시 멸빈된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심복이자 황태자로 평가받으며 개혁에 적극 저항했던 개혁대상자이다. 또한 98년 조직폭력배를 동원하였던 조계사 폭력사태로 멸빈의 징계를 받았던 승려이다. 그 이후 2006년 승적을 회복하고 2010년 동화사 주지로 화려하게 컴백하고 자승 전 총무원장 세력에 의하여 종회의장으로 영전이 되었고, 전반기 종회의장 임기를 마친 뒤중앙승가대학 총장이 되어 현재에 이른다. 따라서 이번 성문스님의 총무부장 임명은 국민의 눈은 아랑곳하지 않는 조계종의 이권을 둘러싼 종권 싸움이 그야말로 막장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다”라고 주장했다.

시민연대는 현 조계종 사태에 대해 “설조스님의 단식과 설정원장 퇴진운동이 자승 종권시절의 비리 수사문제로 발전하자, 자승 전 총무원장을 중심으로 한 종권세력은 공멸 위기를 느꼈다. 종권세력은 설정원장을 조기 퇴출시킴으로써 불교개혁의 염원을 잠재우고, 새 총무원장 선거를 실시하여 안정적 권력기반을 재창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승 전 원장을 비롯한 종권세력과 설정 원장 측의 힘겨루기에서 상처받는 것은 한국불교 뿐”이라며 개혁적이고 공정한 총무부장 선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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