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 7월 한 달간 이어졌던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멈췄다. 1일 주요 암호화폐 시세가 대체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해외 암호화폐 관련매체들은 한국의 암호화폐 규제 강화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일 오전 10시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79% 하락한 7674.84달러를 기록 중이다. 7월 중순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비트코인은 세계최대규모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암호화폐 실무팀 구성,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ETF(상장지수펀드) 승인 기대감 등으로 지난달 24일 8000달러를 돌파했으나, 이날 시세가 하락하며 기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그밖에도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5.12% 하락한 432.13달러, 리플은 2.75% 하락한 0.43달러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테더를 제외하면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암호화폐는 모두 3~8% 수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범위를 30위권까지 확대해도 이날 하락세를 면한 것은 테더 외에는 바이낸스코인(5.99% 상승) 뿐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3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세금 혜택을 폐지하는 법안 통과 여부를 두고 한국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국내 규제 강화 분위기를 암호화폐 시세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0일 암호화폐 거래소를 창업 중소기업 세액 감면 및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가상화폐 거래는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미흡하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암호화폐 채굴업자에 대한 전세계적 규제 움직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T전문매체 와이어드는 지난 31일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을 “전기먹는 하마”(energy guzzler)라guzzler고 부르며 미국, 중국 등의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주 관계자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채굴업체들은 일반 주민 평균 사용량의 수천 배가 넘는 엄청난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며 “저렴한 수력발전 공급량은 제한돼있어 주민들의 전력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포브스는 이날 또 다른 기사에서 트럼프 정부가 무역전쟁을 지속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모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암호화폐 헤지펀드 비트불캐피탈의 최고경영자 조 디파스쿠얼은 포브스를 통해 “국가통화의 잠재적 취약성을 드러낼 사건이 발생할 경우 비트코인처럼 국경 없는 통화의 강점이 강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거대기업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IBM이 외환결제시스템 사업자 CLS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금융어플리케이션 ‘레저커넥트’(LedgerConnect)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앱에는 바클레이즈, 시티그룹 등 금융기관 9개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거래소 시세는 해외 시세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6.79% 하락한 854만9000원, 이더리움은 7.91%하락한 47만1500원, 리플은 3.00% 하락한 484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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