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진표 당대표 후보가 지난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두고 경쟁 중인 김진표·이해찬·송영길 등 세 후보가 최근 조폭연루설 및 여배우스캔들을 겪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놨다.

김 후보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당과 대통령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고 당 지지율 하락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괴로운 일이지만 이 시점에서 이재명 지사가 이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탈당을 의미하는 발언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어떤 게 옳은 것인지 판단해 본인이 결단해야 한다는 말”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이어 “근거없는 비난이라면 본인이 명백히 밝히고 그렇지 않으면 결단해서 스스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영교 민주당 의원을 예로 들었다. 서 의원은 지난 2016년 가족채용 논란으로 탈당을 결정한 뒤, 선거법 재판이 종료되자 다시 복당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서영교 의원이 사무실 운영과 관련한 문제가 불거졌을 때, 당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하고 탈당했다. 그 뒤 법정에서 모든 의혹을 가려낸 뒤 복당해 얼마나 열심히 뛰고 있나”라며 “그런 결단이 이 지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대표 선거인단 구성에서 권리당원 비중이 40%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이 지사에 대한 입장은 세 후보의 운명을 가를 핵심 이슈다. 현재 약 70만명에 달하는 민주당 권리당원은 친문 성향이 강하다. 이들은 지난 대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문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난한 이 지사에 대한 반감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의원의 발언은 이 지사에게 등을 돌린 다수 친문 성향 당원들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30일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김 의원의 발언이 친문 핵심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당길 수 있는, 그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그런 발언이라고 보고 나름대로 계산을 하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과 달리 이해찬·송영길 후보 등은 상대적으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송 후보는 30일 “당내 경선에서 이것(이 지사 관련 의혹)을 정치적 필요에 따라 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김 후보와 달리 이 지사 논란이 당대표 선거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는 것을 경계했다. 송 후보는 이어 “경찰 수사 결과가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촉구할 것”이라며 “그 결과를 기초로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당 윤리위원회를 통해서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 또한 이 지사 논란에 대해 김 후보와 상당한 온도차를 보였다. 이 의원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 논란이 당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전당대회와는 별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 지사를 둘러싼 당대표 후보 3인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재명 논란에 대해 이 정도 이야기도 못하는 후보들은 필요없다. 김진표를 지지하기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이재명이 싫다고 당에서 가장 오른쪽에 치우친 김진표를 지지하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민주당 밖에서 가장 환영할 후보가 김진표”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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