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 <사진=뉴시스>

[이코리아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가 박근혜 전 정부 당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인사청탁을 위해 보낸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26일 방송에서 유 전 대표와 안 전 수석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유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7월10일 안 전 수석에게 “조○○ ××증권 사장을 그만두는 분이 있어요. 경북고 1년 선배인데 금융 쪽에 씨가 말라가는 TK죠"라며  "대우증권 사장 및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관심있어요. 괜찮은 사람입니다. 도와주시길…”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유 전 대표는 같은 해 9월30일에도 “안수석 요즘 민원이 많네. 한국벤처투자주식회사 사장 공모에 지난번 대우증권 때 말씀드렸던 조○○씨가 최종3배수에 1순위로 올라가 있다는데… 후보자마다 세게 민원을 하는 모양이네요. 한번 챙겨봐주쇼”라는 문자를 보냈다. 안 전 수석은 유 전 대표의 청탁 문자에 대해 “잘 챙기고 있습니다”, “알아볼게요. 되도록 노력할게요” 등 긍정적인 답변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유 전 대표의 추천 인사는 실제로 이해 10월 한국벤처투자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유 전 대표는 “조○○는 고마워요. 가스안전공사는 산자부가 1순위로 올리고 제가 추천했던 분이 안됐네요. 서○○이 추천한 부사장이 됐네요. 우쨌든 미안하고 고마워요”라며 안 전 수석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유 전 대표가 청탁한 인물은 조강래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 전 대표는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2004년부터 유리자산운용과 산은자산운용, BNG증권대표를 역임했으며, 지난 2011년 5월부터 IBK투자증권 사장을 맡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 2014년 10월에는 유 전 대표의 청탁으로 한국벤처투자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조강래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 <사진=뉴시스>

조 전 대표는 현재 유 전 대표와의 인사청탁 의혹 외에도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산하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를 조사하던 중 조 전 대표와 연관된 혐의를 발견해 올해 초 수사를 의뢰한 것.

조 전 대표는 이 밖에도 재임시절 모태펀드 운용 과정에서 영화계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를 실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씨네21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전 정부는 2014년 친노계열 대기업(CJ·롯데)이 문화·영화 분야 모태펀드 운용을 독식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로 한국벤처투자 임원을 교체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후 조 전 대표가 2014년 10월 신임 사장으로 선임되고 2015년 1월 신상한 전 전문위원이 신설된 상근 전문위원 자리에 합류했다.

임원진 교체 이후 영화계 자금줄로 불리는 모태펀드의 지원금은 대부분 ‘건전애국영화’에 집중됐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인천상륙작전’이 모태펀드로부터 46억원을 투자받았고, ‘사선에서’도 35억원을 지원받았다. 반면 광주민주화운동이 배경인 ‘택시운전사’나, 원자력 발전소 폭발을 소재로 한 ‘판도라’에는 전혀 지원금이 제공되지 않았다.

한편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따르면 유 전 대표는 조 전 대표 이외에도 10여명에 대한 청탁 메시지를 안 전 수석에게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유 전 대표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제가 안종범 전 수석에게 인사와 관련해 문자로 문의하고 사람을 추천했던 적이 있었고, 이 문제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똑같은 내용이 보도되었고 소명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유 전 대표는 이어 “당시 저의 의도는, 청와대가 미리 내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정된 인사가 있는지를 물어보고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탁으로 비친 점은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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