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와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보낸 인사청탁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가 공개됐다.

26일 오후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제작진이 압수한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녹취 파일이 공개됐다. 공개된 문자 대부분은 당시 여당 실력자들이다.

방송에 따르면 유승민 의원은 안 전 수석에게 먼저 “조OO XX증권 사장을 그만두는 분이 있다. 경북고 1년 선배인데 금융 쪽에 씨가 말라가는 TK(대구·경북)다. 대우증권 사장 및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관심 있다. 괜찮은 사람이다. 도와주길. 서울보증보험 자리는 내정된 사람이 있나”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안 전 수석과 유 의원은 TK출신으로 위스콘신 대학원 동기이기도 하다. 이에 안 전 수석은 “알아보겠다.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청탁은 그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유 의원은 “지난 번 박OO 민원 또 오네요. KAMCO(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공공기관 비상임이사라도 부탁한다고. 한번 챙겨봐주소”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측은 유 의원에게 반론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패널로 출연한 정두언 전 의원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도와 달라’고 했다. 보통 청탁할 때 ‘도와 달라’고 하지 무슨 말을 쓰냐. 그럴 사람이 아닌데 그래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김태현 변호사 또한 “유 의원이 급했나 보다. TK죠. 경북고 1년 선배인데... 라는 표현을 썼는데 자기 경북고 1년 선배인거다. 안 전 수석이 경북고 출신인가 찾아봤더니 대구 계성고 출신이더라. 당신 고등학교 선배인데 챙겨줘가 아니라 내 고등학교 선배인데 챙겨줘라는 식이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무성 의원과 안 전 수석의 통화 녹취록도 공개됐다. 김무성 의원은 새누리당 당 대표를 지낼 당시 안 전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람이 세계 최초로 LNG 엔진을 개발한 사람”이라며 대우조선해양 사장 자리에 누군가를 추천한다.

패널로 방송에 출연한 정청래 전 의원은 “이 사람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고 적임자다라고 하는 건 소개하는 거다. 추천이 맞다”고 분석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굉장히 세련된 화법”이라며 “연륜이 있는 만큼 김무성 의원은 문제가 되지 않게 말을 조슴스럽게 하는 방법을 안다”고 꼬집었다.

제작진은 김무성 의원을 상대로 녹취 파일과 관련된 입장을 요청했으나 김 의원은 응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측은 홍문종·이철우·나성린·김종훈·박대출·조원진 의원 등이 안 전 수석에게 특정 인물을 챙겨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사실을 전했다. 해당 의원들은 제작진에게 “청탁을 한 기억이 없다”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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