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 주요 20개국(G20)이 암호화폐를 정식 통화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제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비트코인 시세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4일 오전 11시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2.79% 상승한 7744.36달러를 기록 중이다. 최근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암호화폐 사업 진입 및 골드만삭스 CEO 교체 등 호재가 거듭되며 이어진 상승세가 여전히 지속되는 모습이다.

반면 그 외 암호화폐들은 소폭의 하락세를 보여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행보가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2.72% 하락한 451.38달러, 리플은 2.05% 하락한 0.45달러를 기록 중이다. 시총 상위 10위권 암호화폐 중 전일 대비 가격이 상승한 것은 비트코인 뿐이다.

이처럼 비트코인과 그 외 암호화폐의 행보가 갈라지면서, 비트코인의 암호화폐 시장 점유율도 다시 예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24일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81%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은 개당 가격이 2만 달러에 육박했던 지난해 12월 67.27%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이후 다른 암호화폐들의 약진으로 인해 30% 초반까지 하락한 바 있다.

이 같은 비트코인의 독주는 지난 22~23일(현지시간) 열린 G20 회의에서 암호화폐 시장을 안정시킬 구체적인 규제안이 나올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무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암호화폐 모니터링에 대한 필요성과 함께 7월까지 구체적인 규제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 논의됐었다.

지난 23일 발표된 G20 공동성명서 중 암호화폐 관련 부분. <사진=G20 홈페이지>

하지만 이번 G20 회의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한 명확한 규제 방침이 나오지 못한 채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됐다. G20 경제수장들은 23일 발표한 공동성명서에서 “암호화폐가 현 시점에서 금융시스템에 중대한 위험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법정통화(sovereign currency)로서의 핵심 속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G20은 이어 “암호화 자산은 소비자·투자자 보호 및 시장 무결성, 탈세, 자금 세탁, 테러 자금 조달 등의 문제가 있다”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게 자금세탁방지(AML) 표준을 암호화폐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오는 10월까지 명확하게 결정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안정위원회(FSB)에게도 암호화폐 위험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다각적 대응을 요청했다.

G20가 암호화폐의 통화 기능을 부정하고 규제안 마련을 10월로 연기한 것은, 규제안 발표를 통한 시장 안정화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다. 규제가 일부 강화되더라도 G20에서 구체적인 표준을 마련한다면 암호화폐가 제도권 금융에 편입된다는 확실한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 반면 포츈지는 23일 G20 발표에 따라 당분간 규제 이슈가 사라지면서 비트코인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의 독주에 대해 G20의 암호화폐에 대한 경계와 불투명한 규제전망으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23일 “비트코인 점유율이 지난 4주간 급격히 상승한 것은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향후 8000달러 돌파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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