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글로벌 유통업체 아마존이 한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5일부터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료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 엘지유플러스와 협업해 엘지폰에 아마존 쇼핑 앱을 선탑재한 것도 국내 진출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아마존의 무료 배송은 90 달러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단 아마존 직판 상품으로 한국 배송이 가능한 상품만 해당된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이 조치가 '무료 배송'이라는 당근을 통해 한국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추세에도 불과하고 아마존의 국내 시장 진출을 반신반의하는  IT 전문가들도 있다.  

현재 아마존이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글로벌 셀링’, ‘AWS(아마존 웹서비스)’, ‘킨들’ 등으로 나뉜다. 글로벌 셀링은 판매자로 등록하면 아마존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팔 수 있는 서비스다. AWS는 아마존이 웹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웹호스팅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킨들은 아마존이 출시한 전자책 단말기다.

아마존이 주력사업인 ‘전자상거래’를 한국 시장에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마존은 1999년 삼성물산과의 제휴를 통해 국내 온라인서점 시장에 우회 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는 해외 서적에 대한 수요가 적었을 뿐 아니라, 인터넷이 지금처럼 널리 보급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아마존의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아마존은 2009년 인터파크 등 국내 전자상거래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진출을 꾀했지만 무산됐다.

아마존의 한국진출이 여러 차례 무산되는 동안,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파란만장한 변화를 겪었다. 초기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옥션’,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가 점유율을 나눠 가졌고, 이후에는 소셜커머스업체인 ‘위메프’, ‘티몬’, ‘쿠팡’이 가세하면서 7대 전자상거래업체의 시대가 됐다.

현재 아마존은 한국어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음에도, ‘해외직구’의 대명사로 꼽힐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의 장점이 해외직구밖에 없다는 점도 국내 상륙이 힘겨운 이유로 꼽힌다.

아마존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미국, 일본 등 국가에서는 해외 상품뿐 아니라 자국 상품도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는 이미 시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업체들이 많아 후발주자가 끼어들기는 쉽지 않다.

아마존은 과거 한국진출에 실패했지만, 한국 도메인인 ‘amazon.co.kr’은 지키며 재도전의 여지를 남겨뒀다. 아마존이 향후 한국 온라인 유통시장을 어떻게 파고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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