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암호화폐 시세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장기간의 횡보세를 보여온 비트코인도 다시 7000달러 고지를 향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7일 오전 11시(한국시간) 현재 비트코인은 6736.68달러로 전일 대비 5.80% 상승했다. 지난달 24일 5880달러까지 하락하며 6000달러 지지선이 무너졌을 때와 비교하면 3주 만에 시세가 약 15% 회복된 셈이다.

다른 암호화폐들의 반등세는 더욱 가파르다. 시가총액 기준 2위인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6.54% 상승한 477.87달러, 리플은 7.35% 상승한 0.48달러를 기록 중이다. 시총 상위 10위권 암호화폐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비트코인캐시(798.11달러)로 무려 10.43%나 상승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시총 상위 100위권 암호화폐 중 가격이 하락한 코인은 단 한 개도 없다.

암호화폐 시세 반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영국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블랙록이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연구를 위한 실무팀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블랙록이 비트코인 선물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경쟁사들의 암호화폐 관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도는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사실을 인정하면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핑크 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사내에 암호화폐 전담팀을 꾸린 사실을 인정하며 “우리는 현재 열심히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 중이다”라고 말했다.

블랙록이 암호화폐 사업에 관심을 보인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핑크 CEO가 지난해 “비트코인은 단순한 투기적 상품이며 익명성이라는 점 때문에 그나마 주목받고 있을 뿐”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바 있기 때문. 이날 인터뷰에서도 “암호화폐에 엄청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약 6조30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블랙록이 입장을 바꿔 암호화폐 시장 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시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시장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호재이기 때문. 지난 12일에는 헤지펀드 억만장자 스티브 코헨이 이끄는 ‘코헨 프라이빗 벤처스’가 암호화폐 전문 헤지펀드 ‘오토노머스 파트너스’에 투자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경제전문재체 ‘포춘’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한편 암호화폐 시황이 오랜만의 반등세를 보이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트코인 7000달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날 보도에서 "지난 주 6000달러를 방어해온 비트코인이 가격상승을 위한 모멘텀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상승장을 지속하려면 7000~7100달러 구간이 장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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