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코리아] 혜화역 시위가 집회 장소를 광화문으로 옮긴다.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를 이끌어온 다음카페 ‘불편한 용기’ 운영진은 다음달 4일 오후 3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4차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불편한 용기’ 측은 이같은 내용과 함께 서울시에서 받은 허가 메일을 갈무리해 카페에 공지를 게시했다. 주최측이 함께 올린 집회 안내 포스터에는 “누가 4차 혜화래? 응~ 이번엔 광화문”, “누구도 분노에 찬 여성들의 목소리를 막을 수 없다”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 있다.

‘불편한 용기’ 측은 집회 일정 안내와 함께 “더 많은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넓고 쾌적한 장소를 꼭 찾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는 회를 거듭할수록 인원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5월 19일 열린 1차 시위에서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여성인권 단일의제 집회 사상 최다인 1만2000명(주최측 추산)이 운집했다. 주최측은 6월 9일 열린 2차 집회에는 4만5000명, 지난 7일 열린 4차 집회에는 6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혜화역 3차 시위에서 불거진 과격 구호 논란과 성체 비하 사건 등으로 시위를 대하는 대형 여성 커뮤니티의 입장이 달라져, 4차 시위에도 이전과 같은 규모의 인원이 모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3차 시위에서는 시위대가 “문재인 재기해”, “곰” 등의 비하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바 있다. 혜화역 시위 주최측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서도 천주교에서 중요한 종교적 의미를 가진 성체를 모독한 사진이 올라와 종교계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성체 모독이 논란이 되자 한 워마드 회원이 4차 시위에서 간식으로 빵을 먹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사진=워마드 홈페이지 갈무리>

주요 온라인 여성커뮤니티에서는 4차 시위 참여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차 시위에서 문제가 된 혐오 표현들이 더욱 과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워마드 회원들이 4차 시위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식 표현들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외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확산되고 있다.

워마드에서는 성체 모독이 논란이 되자 4차 시위에 모두 빵을 들고 가는 것이 어떻냐는 글이 올라왔다. 한 워마드 회원은 주요소에서 기름을 담는 사진과 함께 “성당에 불지른다. 7월 15일”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주최측인 ‘불편한 용기’는 지난 11일 “우리는 워마드, 운동권 및 그 어떤 단체와도 무관한 익명의 여성 개인의 모임입니다”라는 내용의 공지를 게시하며 워마드 연관설을 부정했다. 3차 시위에서 나온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도 페미니스트 대통령으로 다시 일어서라는(再起) 사전적 의미로 사용한 것이라며, 해당 구호와 관련된 보도가 왜곡돼있다고 비판했다.

<사진=다음 카페 '불편한 용기' 갈무리>

한편 주요 여성 커뮤니티에는 4차 시위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4차 시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한 누리꾼은 “여성들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시위에 참여해왔는데 혼란스럽다”며 “3차 시위 퍼포먼스는 오히려 페미니즘을 더 욕보이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다른 누리꾼도 “주최측이 기획한 퍼포먼스가 너무 심각했다”며 “시위에 불만을 표하는 참여자들을 ‘명예남성’이라고 욕하는 분위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4차 시위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한 누리꾼은 “워마드나 ‘불편한 용기’ 카페에 올라오는 주장에 다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법촬영 근절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누리꾼은 이어 “지금의 사회적 논란이나 정치권의 반응은 세 차례의 시위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취”라며 “4차 시위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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