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김지은 전 정무비서가 격의 없는 사이였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법정 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1일 오전 10시부터 제 4회 공판기일을 열고 전 수행비서 어 모씨와 전 운전비서 정 모씨, 전 미디어센터장 장 모씨, 전 비서실장 신 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어 씨는 “경선캠프는 물론 충남도청의 분위기는 전혀 권위적이지 않았다. 김 씨와 안 전 지사는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로 보였다”면서 “스위스 출장 동행 후에 (두 사람이) 점점 친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올해 1,2월경 안희정과 비서실 직원들이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김지은이 ‘아, 지사님 그런 거 아니에요. 지사님이 뭘 알아요’라는 식으로 친근하게 말했고, 자신과 그 자리에 있던 비서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고 진술했다. 또한 김지은은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보직될 당시 인수인계를 하며 여러 번 울었으며, 안희정이 ‘왜 우느냐’고 묻자 “전직 수행비서도 그만둘 때 울었는데 전 울면 안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 운전비서인 정 씨도 “안 전 지사가 자주 농담도 건넸고, 안 전 지사가 늦잠이라도 잔 날에는 ‘미안하다’는 말을 여러 번 건넸다. 부모님의 칠순 잔치 때는 용돈도 챙겨 줬다”고 말했다.
전 미디어센터장 장 씨와 전 비서실장 신 씨도 “안 전 지사는 직급이 낮은 직원의 목소리도 경청하는 사람”이라며 “참모와 맞담배를 피울 정도로 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측근들은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에 의아하다는 진술을 이어갔다. 수행비서로서 호텔 예약을 담당하고 있는 김지은이 서울에서 자고 가야 한다며 숙소를 예약했다는 것. 정 씨는 “‘오늘은 서울에서 자고 갈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 뒤 김 씨가 직접 호텔 약도까지 보냈다”고 증언했다.

24시간 업무에 지배받았으며, 휴대전화를 방수팩에 넣고 샤워할 정도였다는 주장에도 반박이 이어졌다. 신 씨는 “참여정부 시절 비서들이 그랬다는 말은 들어봤다. 저나 안 전 지사 누구도 그렇게 지시한 적 없다”고 증언했다. 어씨 또한 “11시 이후에는 착신으로 설정된 전화가 오더라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전화를 받지 않아야 상대방(안 전 지사가)이 전화를 안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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