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진보당 조준호,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퇴임의 변에서 "진보정치 5개월이라는 시간의 길이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여전히 통합진보당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려운 위기 가운데에 있다"고 말했다. © News1
통합진보당은 14일 최고대의기구인 중앙위원회를 열고 전자투표를 실시, 경선을 거친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자 전원(14명)의 사퇴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당 혁신 결의안 및 강기갑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혁신 비대위 구성안 등을 가결했다.

중앙위 의장인 심상정 공동대표와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오전 10시 종료된 이같은 내용의 중앙위 전자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12일 당권파측의 물리적 방해로 중단됐다가 전날 오후 8시 전자투표로 속개된 중앙위에는 재적 912명 중 545명(59.8%)이 참석, 의사정족수(457명)를 넘겼다.

중앙위는 전자투표를 통해 당 혁신 결의안을 재석 545명 중 찬성 541명, 반대 4명으로 가결했다.

당 혁신 결의안은 △공동대표단의 총사퇴 △경선을 거친 비례 당선자 및 후보자 전원 총사퇴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중앙위는 이어 혁신 비대위 구성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545명 중 찬성 536명, 반대 9명으로 통과시켰다.

혁신비대위 구성안은 △비대위원장을 강기갑 원내대표로 하고 △비대위원 구성은 비대위원장에게 일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진보당에서는 공동대표단이 즉시 모두 사퇴하고 강기갑 비대위 체제가 출범하게 됐다.

심 대표는 "강기갑 비대위원장이 민주노동당 대표도 역임하셨고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많은 신임을 얻고 계시기에 당의 어려운 위기를 잘 수습해 나가실 것으로 믿는다"며 "모든 당원들이 강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굳건하게 서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제 평당원의 자리로 내려오지만 물러나는 게 아니고 당원으로서 진보정치의 중단없는 혁신을 위해 더 분명한 실천을 약속드린다"며 "이제 진보정치는 더 이상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더는 좌절과 상실의 고통을 드리지 않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 상처투성이 결점투성이의 통합진보당과 제가 감히 마지막 기회를 청하겠다"며 "진보정치가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저희의 몸부림을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저는 이제 평당원의 자리에 서서 통합진보당이 더 좋은 정당이 되도록 우리 정치가 더 나은 정치가 되도록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이 더 훌륭한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저 나름의 할 수 있는 일들을 해가겠다"며 "모든 당원 여러분께서 강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마음을 모아 혼돈에 빠진 당을 다시 세우고 우리 당이 국민에게 쓸모 있는 정당이 되도록 힘써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드러냄으로써 변화가 있고 또한 드러냄으로써 질책이 있고 드러냄으로써 애정이 다시 살아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뒤 민주노총을 향해서도 "애정과 사랑과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유 대표는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권파가 이번 전자투표 결과를 거부할 가능성에 대해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앙위 결과가 나온 만큼 당직자나 당원들이 이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도 당권파 비례대표 당선자 등의 실제 사퇴 여부에 대해 "어떤 당원도 당 위에 군림할 수 없다"며 "중앙위 의결로 촉구된 만큼 결국은 받아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런 일은 어떤 경우에도 없을 것"이라며 "저희 당은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에 있다. 그 고통을 끝까지 함께 해서 좀 더 아름답고 당당한 대중적인 진보정당으로 거듭나는 그 길에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심 대표와 조 대표 등은 중앙위 회의 결과 및 대표직 사퇴 소회 등을 밝히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진보정치에 대한 신뢰를 복구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눈물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중앙위는 이날 당헌 개정(안) 심의·의결의 건을 상정, 재석 545명 중 찬성 542명, 반대 3명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앞서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표단 회의를 열고 "공동대표와 임기를 같이 해야 하는 장원섭 사무총장이 계속 총장직 유지 의사를 밝히면서 당 대표단과 중앙위 의장단의 활동을 물리적․정치적으로 방해한 일련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즉각적인 해임을 의결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장 사무총장은 그러나 해임 의결이 발표되던 순간 보도자료를 내고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공동대표단은 "중앙위에서 구성된 혁신 비대위는 당 대표단의 권한과 임무를 승계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무총국의 당직자 임면권한은 혁신비대위에 있음"을 확인했다.

또 "중앙당 당직자들은 비대위의 지휘하에 당의 위기가 조속히 수습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공동대표단은 이와 함께 "이번 중앙위에서 사용된 온라인투표시스템은 중앙위 의장단이 준비하고 주관한 당의 공식적인 투표시스템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정희 공동대표는 지난 12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위 회의에서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회의장을 떠났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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