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국세청이 현대차그룹과 사돈 관계인 삼표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다. 삼표그룹은 “정기 세무조사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삼표그룹 세무조사가 사돈관계인 현대차그룹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국세청에서 최근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을 줄줄이 세무조사 중인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경복고 선후배 사이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오다 지난 1995년 장녀 정지선씨를 정몽구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혼인시키며 사돈관계로 발전했다.

이후 삼표그룹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일감을 몰아 받으며 사위인 정 부회장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현대제철 코크스 제강공장 등 건설현장에 필요한 레미콘 물량 절반을 삼표그룹에 할당했으며, 2013년에도 현대제철에서 나오는 철광석 정제 부산물 ‘슬래그’를 삼표그룹 계열사인 폐기물처리업체 네비앤에 독점 공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2016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통해 삼표산업, 남동레미콘, 삼표피앤씨 등에 일감을 몰아주며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삼표그룹의 국내 계열사는 대부분 콘크리트 제품 및 시멘트 제조, 건설폐기물 처리, 금속 조립구조재 제조 등 건설산업 연관 분야에 속해 있다. 

최근 삼표그룹과 현대차그룹에 얽힌 가장 큰 사건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슈가 된 ‘이중통행세’ 논란이다. ‘광업회사→물류회사→현대제철’로 이어지는 석회석 공급구조에 정의선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와 정 부회장의 처가인 삼표가 끼어들어 부당하게 이익을 취한 것. 두 회사가 끼어든 뒤 기존 공급구조는 ‘광업회사→현대글로비스→삼표→물류회사→현대제철’로 더욱 복잡해졌다. 당시 삼표는 석회석 운반과 관련된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도 없는 상태에서 현대글로비스로부터 일감을 받아 수익을 챙겼다.

이처럼 삼표그룹이 현대차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온 만큼 이번 세무조사에서 양 그룹사 거래와 관련된 사안이 집중적으로 조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것. 삼표그룹 세무조사는 지배구조 개편 실패와 연이은 세무조사로 승계 작업에 난항을 겪고있는 정의선 부회장에게도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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