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제주은행이 출시한 제주 관광 안내 앱 ‘제주지니’(JEJUJINI)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제주은행은 6일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제주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과 관광코스 등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App)서비스 ‘제주지니’를 출시했다. 제주은행은 출시 취지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추천코스와 제주 현지인이 찾는 숨은 맛집 정보를 제공하고, 제주 지역 소상공인이 무료로 홍보할 수 있는 관광특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제주 지역에서 유사한 형태의 디지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있어, 대기업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골목상권에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는 제주지니와 유사한 형태의 제주 관광객 대상 모바일 앱 등이 판매 중이다. 이 앱들은 제주지니와 마찬가지로 지역 숙박업소 및 관광지, 맛집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 상인들과 협력해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모바일 앱을 운영 중인 중소업체 사이에서는 신한금융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제주지니’에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특히 제주지니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이 제주도 관광객을 상대로 비금융 플랫폼 출시를 계획한 것은 향후 신한금융의 잠재적 고객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제주 중소상공인들의 입장은 다른다. 중소상공인들은  "신한금융 경영진이 '골목상권'에 대한 고려없이 문어발식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생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며 호소하고 있다.

반면 제주은행은 인두세 및 송객수수료 등 제주관광객들의 불편 사항 해소를 위해 무료로 제주지니를 운영할 계획라며, 모바일 앱 출시를 골목상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은행은 또 30억원 가량의 개발비용도 자체 부담해, 제주지니와 신한금융과의 관련성도 없다고 밝혔다.

제주은행은 지난 2014년 4월 제주동문시장 상인들과  '제주통카드를 통한 골목상권 살리기 협약식을 갖는 등 골목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번 제주지니 출시로 그 이미지가 퇴색돼 소상공인과의 마찰을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제주도의 한 숙박공유업체 관계자는 "초대형 금융그룹이 이런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만큼 공정위 제소 등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할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제주 소상공인들의 원망은 조용병 회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조 회장이 제주지니 아이템을 낸 장본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때문이다. 서현주 제주은행장은 지난 4월 제주신보와 인터뷰에서 "제주지니 구축은 지난해 제주은행과 신한금융지주와의 전략 미팅에서 지주사 조용병회장님이 낸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아이디어는 실행 단계에서 제주도청과 부딪혔다. 제주도청은 당시 "신한금융그룹이 제주지니 사업과 관련해 미팅을 요청해 의견을 듣고 우려를 표명했다. 제주 지역 내 스타트업들과 마찰이 생길 것이 뻔해 상생 방안을 가져오라"가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의 권고를 무시하고 해당 사업의 강행한 이면에는 지주사 회장의 아이디어라는 점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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