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철경 한국예총 신임회장

【서울=이코리아】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는 지난 2월 서울시 양천구 목동 소재의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제51차 정기총회를 열고 제26대 회장에 (전)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지낸 하철경 호남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제26대 한예총 회장으로 선출된 하철경 교수는 단독후보로 출마해 300여명의 대의원 회원들이 참석한 정기총회에서 임원선거 규정에 따라 당선됐다. 취임식에는 10개 회원협회와 전국 136개 연합회 지회의 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962년 한국예총 출범 이후 호남지역 미술인으로는 최초로 회장을 맡게 된 하 교수는 남농 허건의 손녀사위로 남종산수화의 맥을 잇고 있는 한국화가로 정평이 나있다. 총회에서 만장일치 추대로 회장에 선임된 하철경 회장은 1986년 국립 목포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 하철경 한국예총 신임회장 임나영 기자 iny16@ekoreanews.co.kr
다음은 하철경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예총 신임 회장으로 당선된 소감은.

"과거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지냈고 전남예총회장으로 16년간 일했다. 이번에 예술계의 최고봉이자 가장 의미 있는 단체의 장을 맡게 된 점은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에 따른 책임감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 너무나 산재한 일들이 많다. 예총회관을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시켜 흑자를 내고 중앙예총 10개 협회를 지원하며 산하 136개 시군예총도지회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빠른 시일 내에 전환해야 할 것이다."

-한국예총의 역할과 앞으로의 운영계획은.

"대한민국 예술단체에서 가장 오래된 51년의 역사와 130만 명이라는 최대 규모의 회원으로 구성된 예총인 만큼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을 전담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예술인들이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이것이 예술인의 보람이자 의무라고 본다. 한국예총은 이것을 지원하고 조율하여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선진국의 대열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그것은 국익과도 관련이 깊다."

-국내 문화예술분야의 현안은 무엇이고 그 대안이 있다면?

"우선, 정책적인 면에서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1년 예산은 300조이고 그 중 0.3%인 1조 576억 원이 문화예술분야에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낮은 수치이다. 2%정도까지 상향되어야 문화예술계의 말초신경까지 지원이 가능하고 우리 문화예술인들이 마음 놓고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며 창작활동에 몰두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이번 국회 비례대표에서 직능대표를 선출함에 있어서 예술인들은 배제되다시피 했다. 문화예술분야에서도 국민을 위해 문화예술의 발전을 지향하고 지원하며 선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으나,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못한 것이다. 이것이 매우 아쉽다."

"둘째로는 재계에서의 문화예술지원활동이 활발해져야 한다고 본다. 이것을 ‘메세나운동’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잘되어줘야 기업이 발전하고 아울러 예술인들 역시 개인의 발전을 이루는데 보탬이 될 것이다. 문화예술 선진국들은 이러한 사회적 시스템이 매우 견고하게 잘 구축되어 있다. 자동차 한대를 만들더라도 예술인을 거치지 않고서는 불가능 하지 않은가. 영화, 의류 등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이다. 예술분야의 도움이 없이는 기업이 상품화하여 수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국가 이미지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한 국가의 문화예술분야가 융성하여 브랜드가치가 올라가면 그것은 동시에 그 나라의 예술을 더욱 꽃피우게 히는 동력이 된다. 그 결과로서 또는 그 과정에서 국민들은 그것을 향유하며 행복감과 희망을 갖게 된다. 이렇듯 예술은 유무형의 자산이다. 국민의 삶의 질과 큰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정부지원, 재계지원, 예술인의 의무, 국민들의 관심, 이러한 사위일체가 문화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이다."

▲ 하철경 한국예총 신임회장 임나영 기자 iny16@ekoreanews.co.kr
-K-POP과 같은 대중문화와 정통고급예술문화의 두 흐름이 있다 조율과 지원을 어떻게 해 나갈지 의견을 듣고 싶다.

"K-POP 등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는 대중문화와 전문성을 요하는 정통예술문화가 있다. 그러나 그 가치에 대해서 저울질 하는 것은 힘들다. 둘 다 소중하다.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옳다고 본다. 대중문화에 너무 치우쳐도 전체적인 예술수준이 떨어지고, 전문적인 예술만 추구할 경우엔 수많은 대중을 무시하는 꼴이 된다. 편협한 시각은 사회를 잘못되게 만든다. 따라서 그에 따른 지원도 균형 있게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문화예술인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나라 문화예술인의 현실을 한마디로 ‘금의야행(錦衣夜行)’이라고 요약하고 싶다.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걸어가는 모습이다. 안타깝다. 예술인의 처우문제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소수의 예술인을 제외하고 어려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예술인들이 열심히 활동한 만큼 대접받는 시대가 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0.3%의 정부 지원으로는 부족하다. 토양이 중요하다. 즉, 사회적 배경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예술분야에 대한 정책이 변화해야한다고 본다. 프랑스는 ‘모나리자’라는 작품하나를 영국전체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말한다. 이러한 자부심과 가치부여가 그 나라의 브랜드가치를 올리고 부강하게 하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우리민족은 ‘끼’가 다분하다. 인구도 적고 강국사이에 끼인 반도국이지만 오랜 역사 속에서 문화예술을 꽃피워 왔다. 백남준, 조수미, 강수진, 김연아, 박지성 등의 경우에서와 같이 개인의 발전이 지역과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 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장려와 지원이 우리 한국예총 본연의 의무라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허은경 기자 hek@ekore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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