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한국시간) 주요 암호화폐 시세 현황. <사진=코인마켓캡>

[이코리아]암호화폐 시세가 또 다시 급락했다. 비트코인 시세의 심리적 저지선 6000달러가 무너지면서 전문가들도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9일 오전 11시(한국시간) 현재 비트코인은 5887.88달러로 전일 대비 4.23% 하락했다. 다른 암호화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4.12% 떨어진 421.74달러, 3위 리플은 4.54% 하락한 0.45달러를 기록 중이다. 시가총액 20위권 내의 상위 암호화폐 중 가격 하락을 피한 것은 전일 대비 0.08% 상승해 사실상 횡보 중인 바이낸스코인(BNB)뿐이다.

비트코인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리는 6000달러가 무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비트코인은 지난 25일 잠시 5846.80달러까지 하락해 시장에 불안감을 안겨준 바 있다.하지만 비트코인은 이후 곧바로 6200달러로 회복했고, 전문가들도 6000달러가 비트코인의 ‘바닥’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또 다시 시세가 급락하자 암호화폐가 바닥을 쳤다던 기존의 낙관론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번 급락에는 영국과 미국의 금융·사법당국이 암호화폐 관련 위험성에 대한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의 2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 카일 암스트롱 특별수사팀장은 지난 27일 뉴욕에서 열린 크립토 이볼브드 컨퍼런스에서 “인신매매, 불법마약판매, 납치, 랜섬웨어 공격 등을 포함한 다양한 범죄 행위와 관련하여 암호화폐가 악용되는 사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암스트롱 팀장은 이어 암호화폐 관련 조사 건수가 약 130건이라며 “현 시점에서 이는 일부일 뿐, FBI에 수천 건의 사례가 쌓여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샘 우즈 금융감독청장도 27일 금융권에 서한을 보내 “짧은 역사 동안 암호화폐는 매우 높은 가격변동성과 유동성 부족을 보여왔다”며 “많은 암호화폐가 사기와 조작, 자금세탁 등의 위험에 취약하며 테러리스트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5월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가 “영란은행의 자체 암호화폐 발행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과 정반대의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세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인다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남아프리카의 암호화폐투자전문가 랜 뉴너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며 하락장이 계속될 경우 향후 1~2주 내에 비트코인이 535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너는 이달 초에도 비트코인 가격 5000달러가 채산성의 마지노선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뉴너는 “이 때부터 채굴업자들도 계속 채굴기계를 작동시킬 가치가 있는지 자문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많은 채굴업자들이 채굴기계의 전원을 내리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짐 유리오 TJM인스티튜셔널 서비스 상무이사 또한 28일 CNBC 인터뷰에서 “6000달러에서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차트를 보면 일방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나는 떨어지는 칼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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