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컨벤션에서 진행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중견기업연합회 CEO 정기조찬회에서 홍 원내대표가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코리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현대차그룹 정몽구 정의선 부자를 공개적으로 성토했다.

홍 원내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 63센터에서 열린 ‘제172회 중견기업 CEO 조찬강연회’에 참석해 “중견기업들이 공작기계를 잘 생산하는데 현대차그룹은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오너의 이익을 위해 공작기계를 만들고 있다”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는 사실상 정몽구 정의선 부자를 겨냥한 것으로 중견·중소기업의 영역을 더 이상 침범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홍 원내대표가 지목한 현대차그룹 공작기계 회사는 현대 위아를 뜻한다. 2017년 말 기준 현대위아 최대 주주는 25.35% 지분을 보유한 현대자동차이며, 그밖에 기아자동차(13.4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1.95%) 등이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는 지난 수 십 년간 공정경제를 제대로 못해 왔다. 우리나라 재벌들 가운데는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기업을 비효율적으로 경영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 대표적 사례로 현대차그룹을 지목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규모가 커지고 이익이 나는데 반해 가계소득은 줄어들고 있다. 기업의 이익이 좋아진 이유를 살펴보다 보니 임금 기여도가 매우 낮고 조세 부담도 가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대기업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시장을 통해서는 부가 늘어났는데 재분배가 잘 안되니까 양극화가 심화되고 국가경제에도 마이너스로 작용한 것”이라며 “소득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포용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표적 사례로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를 지목했다. 중견기업의 영역인 공작기계 분야를 대기업인 현대차가 침범해 대중소기업 상생을 저해하고 공정경제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가 특히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오너의 이익을 위해 공작기계를 만들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비판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현대위아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발언은 정확한 지적이다. 현대위아 매출은 현대 기아차와 매출과 연동돼 있다. 주요 납품처인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좋으면 덩달아 실적이 좋아지고 실적이 저조하면 함께 저조해진다.

<이코리아>가 공시를 통해 현대위아의 2017년 실적을 확인해보니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매출액은 6조9655억3200만원으로 전년(7조1596억9900만원) 대비 2.7% 줄었다. 영업 이익은 2016년 2484억6300만원이었으나 2017년에는 7억9600만원 손실이 났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5782억1300만원으로 전년동기(1조7194억9000만원)대비 8.2%(1412억7700만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73억4700만원 손실이 났다.

현대위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 하락한 것은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에서 비롯됐다. 홍 원내대표가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오너의 이익을 위해 공작기계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홍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중견기업이 잘하도록 매각 등 빨리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방향까지 제시했다. 정몽구 회장 등 현대차 오너가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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