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최근 ‘경부 영주 관내 우회도로(국도36호선)’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시공사의 무리한 작업 지시 등을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게시판에는 ‘건설현장에 제대로 된 안전장치와 관리감독자 배치로 더 이상의 사상자를 줄여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27일 오후 2시 기준 14,072명이 동참했다.

청원 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에는 유가족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청원인은 “저희 아버지께서 동*건설 안전관리 소홀로 750kg 배수관에 치여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아빠께서는 20여년 경력의 목수이셨다. 어머니와 셋이나 되는 자식들을 입히고 먹여 살리기 위해 늘 부지런히 일을 하셨어요. 위험한 건설현장의 특성상 항상 걱정이 되었지만 큰 기업체에서 주관하는 현장이니만큼 안전설비가 잘 되어 있을 것 이라고 믿고 걱정을 뒤로했다”고 청원 개요를 밝혔다.

이어 “저희 아빠는 동*건설에 소속돼 영주시 우회도로 율평지하차도 박스구간 2BL에 750kg의 시멘트로 된 상단횡배수관을 연결하는 작업에 투입됐다. 거기서 포크레인으로 들게 된 배수관이 잘못 회전하였고, 안전장치 없이 벽 쪽에 피할 공간도 없이 서있던 아빠의 복부를 강하게 치면서 협착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복강 내의 장기와 대혈관들이 파열돼 수술도 끝까지 받지 못하시고 (장기들이 터지고 조각나 수술 불가함) 돌아가시게 됐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회사의 ▲잘못된 업무 배치 ▲적절치 못한 인력 배치 ▲부실한 현장 안전관리 등을 지적했다.

청원인은 목수가 배수관 연결 작업에 동원된 점, 배수관 작업 시 2인 1조로 구성된 팀이 양쪽에서 작업해야 함에도 혼자 작업하도록 했다는 점, 안전장치는 물론 감독자가 없는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건설현장에 제대로 된 안전장치 설치 및 관리감독자를 배치하여 앞으로 더이상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고용노동부 영주지청 관계자는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사고 당시 현장의 안전관리자나 현장소장은 휴가 중으로 없었다. 작업반장과 작업감독자는 근무를 했지만 사고 현장에는 없었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동부건설은 '사망사고 제로' 캠페인이 무색해졌다. 동부건설은 수년 전부터 '건설재해 예방을 위한 협력사 CEO 안전보건실천대회'를 개최하는 등 '사망사고 Zero' 달성을 위한 예방 활동 캠페인을 벌여왔다. 동부건설은 특히 매달 실시하는 안전점검행사를 CEO 주관으로, 실질적으로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홍보해왔으나 이번 사고로 구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해당 공사구간의 시공을 맡고 있는 동부건설은 “토목 공사 현장이다 보니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회사에서 유족과 합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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