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역 사고 미투 사건 최초 제보자가 올린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코리아] ‘경복궁역 사고 미투’ 사건의 당사자·목격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나타났다. 이들은 주변 남성들이 쓰러진 여성을 방치했다는 기존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경복궁역 사고, 미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14일 오후 4시44분 경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여성이 크게 넘어져 응급상황이 벌어졌으나, 주변 사람들이 도움을 주지 않고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한 할머니가 쓰러진 여성을 부축하며 곁에 있던 남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남학생들이 “나 남잔데 어떡해? 미투 당할까봐”라고 말하며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글쓴이가 함께 올린 사진에는 도움을 준 할머니와 부상자,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남학생들의 모습이 나와 있다. 글쓴이는 “펜스룰 같은 얘기는 인터넷에서만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다른 여자를 도와주다가 몸에 손이 닿았다고 성추행범이 될까봐 보기만 하는 상황을 보니까 대한민국이 정말 이렇게 각박해졌다는 게 씁쓸하다”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미투를 핑계로 도움을 거절한 것은 미투에 대한 몰이해”라며 사진에 나온 주변인들을 비난했다.

<사진=중앙일보 페이스북 갈무리>

하지만 해당 내용을 보도한 한 매체의 페이스북에 사건의 목격자와 당사자가 댓글로 사건의 전말을 알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사건 당시 주변에 서있던 남학생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직접 신고하고 도움을 줬다고 주장한 것. 한 누리꾼은 “신고해주고 구급대원 올때까지 옆에 있어드리다가 구급대원오고 지하철 타고 갔다”며 “한명도 신고 안하고 지켜보는 거 ○○이가 신고했는데 기사를 보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일행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누리꾼은 “도와준 우리만 쓰레기 된거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다른 누리꾼도 “나는 빨리 가야 하는데 지하철 3개 놓치고 구급차 올 때까지 기다렸구만 기사를…”이라고 말했다.

경복궁역 사고 당사자로 추정되는 여성이 올린 글. <사진=중앙일보 페이스북 갈무리>

사고를 당한 여성도 남학생들의 댓글에 덧글을 달았다. 이 여성은 “사실 그때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남학생이 신고해주고 구급대원분들 오셔서 병원갈 때까지 같이 있어줬던 건 기억난다”며 “저때 일 기억도 잘 안나고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데 이렇게 기사가 나니까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이렇게 사진찍어서 글 올리고 해서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게 불쾌하다”며 “학생도 억울하고 기분 나쁠 거 같다. 신경쓰지 말아달라. 그때 정말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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