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 민주당은 특히 재보선에서도 11석을 석권해 총 130 석으로 의회주도권을 쥐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자유한국당이 촛불 민심을 애써 외면하고 낡은 안보 논리에 치중한 결과로 해석된다. 촛불 혁명으로 ‘박근혜-대구 경북’으로 상징돼온 보수의 운동장은 이미 기울어졌는데도 한국당은 한반도 냉전에 집착하는 ‘안보 정당’ 프레임을 고수했다.

홍준표 대표는 특히 남북정상회담을 ‘위장 평화 쇼’라고 비난하는 등 남북 대화 자체를 극도로 불신했다. 하지만 민심은 한반도의 평화를 바랐다. 그 결과가 민주당 압승, 자유한국당 참패로 나타났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 홍준표의 대결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유한국당 뿐 아니라 바른미래당도 차가운 심판을 받았다.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3위에 그치는 등 광역단체장을 1석도 건지지 못했다. 민심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뿌리가 같은 구여권 세력으로 보고 표로써 준엄한 심판을 한 것이다. 그 증거가 ‘심판론’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선거 기간 내내 ‘문재인정부 심판론’을 내세웠으나 국민들은 외려 ‘보수야당 심판론’에 표를 던졌다.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이는 보수 야당 소속 수도권·PK 의원들이다. 6.13지방선거 결과가 상징하는 ‘탈 보수화’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오세훈 서울시장 때만 해도 강건하던 보수층은 시나브로 엷어져 상전벽해가 돼 버렸다. 그 일등공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 시절 절대 군주로 군림한 까닭은 그가 ‘선거의 여왕’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선거의 여왕은 없다. 과거 여왕의 덕을 본 보수 야당 의원들은 ‘홀로 서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사방이 촛불로 번득이고 있어 그 또한 장애물이다. 그러고 보니 21대 총선이 2년이 채 남지 않았다. 그때 부산 경남이 또 한번 ‘디비지고’ TK에서 경천동지할 일이 발생할지 어찌 알겠는가.
이정규 (편집인)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