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철 감독의 페이스북 갈무리

[이코리아] 정윤철 감독과 공지영 작가가 맞붙었다. 정윤철 감독은 영화 ‘말아톤’ ‘대립군’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이며 공지영 작가는 소설 ‘고등어’로 잘 알려진 유명 작가다. 둘은 박근혜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공통점이 있다.

발단은 정감독이 10일 페이스북에 “공지영 작가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혀를 차게 된다”고 비꼰데서 비롯됐다. 이재명, 김부선 스캔들을 확산시키는데 단초가 된 공 작가의 폭로를 ‘가벼운 입놀림’으로 비판한 것이다.

정 감독은 이어 “모니카 르윈스키처럼 정액 묻은 옷이 없어서 그리 뭉개냐고까지 이재명을 연일 비난인데 증거 없는 게 무죄의 근거는커녕 왜 욕먹을 짓인지도 모르겠지만, 김부선 지원 사격에 르윈스키마저 소환하며 미투 프레임에 엮으려는 건 번지수가 한참 어긋나는 과욕이 아닐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정 감독은 또 “백악관 인턴과 대통령의 권력형 성관계와 중년 성인남녀의 로맨스인지 불륜인지가 어찌 동일선상이란 말인가. 오락가락하는 김부선 말을 백퍼센트 사실로 인정해도, 간통죄가 폐지된 마당에(그 촌스런 법조차 현장을 덮쳐 직접 목격해야만 인정되었다) 함께 합의로 사귄 상대를 쌩깠다는 증명 안된 의심이, 어찌 가부장제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고 여성 인권 신장의 새 역사를 열어 제낀 미투 운동과 발가락 하나라도 닮았단 말인가. 이는 피해 여성들이 모든 존재를 걸고 범죄를 고발한 미투운동의 그 용기와 희생을 일개 불륜과 동일선상에 놓으며 경계를 흩뜨리고 모욕하는 어리석은 비약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맹비난했다.

마지막으로 정윤철 감독은 “공 작가가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녀를 미투 운동의 어설픈 제물로 섣불리 오용하거나, 주진우에게 띄엄띄엄 들은 얘기를 엮어 3류 소설을 쓰는 게 아니라 당장 그녀에게 정확한 팩트를 정리한 후, 김영환 따위의 경쟁 후보 진영에게 흘리는 비생산적 언플을 스톱하고, 대신 공정한 언론과 접촉하라고 설득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정치의 광기에 휩쓸리지 않고 존엄성을 되찾는 길이라고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격살인에 분노한다면서 3류 연예지 기자를 뺨치는, 또 다른 인격살인과 비약을 일삼는다면 그런 당신이야말로 여성인권운동의 적이자 미투의 방해자일 수 있다. 열 사람의 범인을 놓쳐도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이 있어선 안된다는 법의 소중한 경구는 이런 진흙탕 카오스 속에선 더더욱 명심해야 할 덕목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지영 작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공 작가는 11일 페이스북에 “정 감독님 다른 거 다 떠나서 예술하시는 영화감독이 '소설'이라는 장르를 그렇게 폄하하셔도 됩니까? 3류? 당신은 몇 류? 예술의 등급이 있어요? 누가 매깁니까”라고 적고, 정 감독의 글을 담은 기사를 링크했다.

한편 정윤철 감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좋아하는 격언으로 “Ignorance, when it is voluntary, is criminal.” (자발적 무지는 범죄다)는 문구를 올렸다. 정 감독은 이 문구를 왜 좋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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