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 현대기아차동차의 1.6 GDI엔진(gasoline direct injection engine, 가솔린 직분사 엔진) 결함에 대한 고객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국토부에서도 지난해 5월 조사를 시작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애꿎은 소비자들만 애를 태우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외치던 품질 경영은 어디로 가고 오히려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1.6 GDI엔진은 차세대 주력 엔진으로 아반떼, K3 등의 대표 차종에 탑재돼왔다. 기존의 MPI엔진보다 성능과 연비가 상당 부분 개선된 점을 강조해 시장의 호응을 얻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엔진오일 급감, 노킹 등의 문제점을 호소하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GDI엔진은 인젝터(연료분사구)를 실린더 내부에 장착하여, 연료를 실린더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을 뜻한다. 흡기밸브 상부에 인젝터를 장치해 연료와 공기를 혼합한 혼합기가 주입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직분사 방식을 취하는 GDI엔진은 적은 연료로도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고성능 엔진으로 업계에서 각광받았다.

하지만 GDI엔진은 일반 엔진에 비해 실린더 내부 압력 및 온도가 높아 실린더가 변형되거나 엔진 내부에 파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실린더 내부에 흠집이 생길 경우 엔진오일이 유입돼 연료와 함께 연소되면서 엔진오일 양이 급감할 수 있다. 또한 엔진오일이 연소된 후 찌꺼기가 엔진 내부에 쌓이면서 오일이나 냉각계통의 순환을 막아 더 큰 문제로 악화될 수 있다. 게다가 인젝터가 흡기밸브 아래에 위치한 GDI엔진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흡기밸브 위쪽에 쌓이는 카본슬러지를 세척하기 어렵다. 카본슬러지가 계속 쌓일 경우 엔진 출력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노킹이 발생해 엔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해외 업체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흡기밸브 상·하부에 두 개의 인젝터를 설치하거나 배기가스를 순환시키는 시스템을 장착해 카본슬러지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GDI엔진의 구조적 결함을 완벽히 해결하기는 어려워 광범위한 차종에 적용하지는 않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1.6 GDI엔진에 카본슬러지 누적 방지를 위한 기술이 적용돼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게다가 1.6 GDI엔진은 양사의 주력 차종에 등에 탑재돼 있어 피해 범위도 더욱 크다.

지난 2016년 10월 SBS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엔진을 사용한 쏘울·액센트·아반떼·벨로스터·K3·프라이드·포르테·포르테쿱 등 8종의 차량 56대를 조사한 결과, 모든 차량에서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커지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해당 엔진의 결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만약 국토부 조사가 ‘리콜’로 최종 결정될 경우 현대기아차는 세타2엔진 리콜 사태에 이어 또다시 심각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국토부가 조사에 착수한 지 5개월 만에 자발적 리콜을 시행한 바 있다.

GDI엔진과 관련하여 국민청원을 올린 소비자들은 "엔진오일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상 뿐만 아니라 실린더 내부 변형으로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문제도 발생한다"며 국토부의 빠른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한 청원인은 “2017년 5월부터 조사에 착수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는 조사 중이라는 말만하고 언제까지라는 기한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며 “한국교통안전공단(자동차리콜센터)의 조사내용과 조사기준을 즉각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현대차 GDI엔진 문제는) 해당 차량 운전자와 가족 모두의 생명이 걸린 문제다.  현대자동차 GDI엔진결함에 대해 강제리콜 시행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언론 문의가 많다”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조사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외비라서 답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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