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은퇴 시기를 놓고 고심 중이다.  

김종훈 회장은 2014년 월간 신동아 인터뷰에서 “만65세에 회사를 떠나겠다. 은퇴한 후에는 죽을 때까지 사회공헌을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어 "경영권을 2세에 물려주는 여느 기업과 달리 그를 대신할 후임자도 직원들의 뜻을 모아 내부인사 중에서 발탁해뒀다. 하지만 만 65세인 올해 당장 경영권을 물려줄 형편이 못 돼 2~3년 더 회장 직을 수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949년 9월 생으로 올해로 만69세다. 은퇴 의사를 밝힌 만65세에서 3년이 지났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올해 3월 29일로 만료됐으나 지난 3월에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 임원에 재선임됐다. 이에 따라 김회장은 2021년 3월까지 임기가 보장됐다.

김 회장이 은퇴를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는데에는 회사의 실적을 고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한미글로벌은 김 회장이 은퇴 의사를 밝힌 2014년 매출액 918억원, 영업 이익 71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매출액 1069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6년 82억원, 지난해에는 52억원을 기록하는 등 영업 이익이 하락하고 있다. 그 사이 한미글로벌 경영진에 변화가 생겼다. 김 회장은 회장을 맡되  실질적인 경영은 윤요현 대표이사와 함께 프로젝트 사업을 이끌 박서영 대표이사로 승진시키며 2인체제로 변화를 줬다.

김 회장의 은퇴 시기와 관련해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경영 활동은 축소 중이고 전문경영인이 확정되지 않아 은퇴를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전문경영인 후보를 물색 중이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을 뽑기 위한 임원 추천위원회가 구성됐느냐고 묻자 회사측 관계자는 “공식적인 위원회는 따로 없지만 내부적으로 TF팀을 구성해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미글로벌은 한미건설기술이 모태기업으로 1996년 6월 EC 및 CM 회사인 미국 Parsons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내 최초로 건설사업관리를 도입하며 설립됐다. 이후 2000년 10월 한미파슨스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2011년에는 미국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인 OTAK 인수를 위해 한미글로벌로 사명을 변경했다. 주된 사업은CM(건설사업관리), PM(개발사업관리), 공사감리(CS), CM at Risk(책임형 CM) 등을 사업 분야로 하고 있다.

한미글로벌 최대주주는 김종훈 회장(10.49%)과 김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6.46%)이다.

김종훈 회장은 CEO 승계 프로그램으로 언론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해 기업을 키우고 고용 창출로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창업주인 자신은 회사를 CEO에 맡기고 사회 공헌 활동에 남은 여생을 바치겠다는 목표였다. 실제로 CEO 승계 프로그램은 실행됐지만 정작 김 회장은 회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계속되는 영업 이익 하락에 아직 은퇴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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