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원 삼표 회장>

[이코리아] 삼표그룹의 오너 개인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오너 3세인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경영권 승계를 꾀하고 있다.

삼표기초소재는 정대현 사장이 지분 78.98%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281억원, 영업이익 39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 170%, 영업이익 250.7% 증가했다. 회사가 승승장구한 비결 중에는 내부거래가 큰 몫을 했다. 지난해 총 매출가운데 60%가 삼표를 비롯한 계열사와 거래에서 나왔다.

정대현 사장의 또 다른 개인회사인 네비엔도 일감몰아주기 혜택을 입어 매출과 영업 이익이 크게 늘었다. 네비엔은 지난해 매출 2535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달성했다. 이 회사의 삼표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73%에 달한다. 네비엔 대주주는 정대현 사장으로 지분 70.0%를 보유하고 있다.

삼표의 정대현 사장 개인 회사 일감몰아주기 행태는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사례를 연상시킨다. 현대차도 정의선 부회장이 대주주인 개인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를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해왔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은 그 대표적인 회사로,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와 내부거래로 급성장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 총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자 지분율을 낮추는 꼼수를 써 제재를 피하고 있다.

정대현 사장도 예외는 아니다. 삼표기초소재, 네비엔 등 내부거래로 급성장하면서 정 사장은 배당금을 두둑하게 챙기고 회사 가치도 덩달아 올랐다. 정 사장은 여기에서 마련한 실탄을 바탕으로 지주사 삼표 지분을 매입하고 아버지 정도원 회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계획이 순조롭게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에 이어 중견기업의 일감몰아주기 행태도 조사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삼표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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