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이코리아]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김정은의 비핵화 약속은 허구에 불과하며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14일 오후 4시 국회에서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책에는 김정은식 공포정치와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북중 갈등 등 여러 비화가 담겨 있다.

태 전 공사는 저서에서 “김정은의 통치 방식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포 정치였다.이것으로 카리스마를 형성하고 스스로 신격화했다. 김정은이 그토록 핵과 ICBM에 집착하고 장성택 숙청으로 대표되는 공포정치를 휘두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썼다.

태 전 공사는 특히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도 무늬만 합의일뿐 주한미군을 몰아내려는 김정은의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또 “김정일은 ‘미국은 조선반도에서 핵전쟁 연습을 계속하고 있고 언제라도 핵 공격을 할 수 있다. 오직 우리(북한)의 핵으로 미국의 핵을 몰아내고 미국으로부터 핵 불사용 담보를 받아낼 때만이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며 “김정은이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중국 외교부장 리조성과 북한 외무차관 강석주가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핵실험에 가장 분노한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었다. 이 때문에 1차 핵실험 사흘 후 중국 선양에서 리조성과 강석주가 비밀리에 만났다”고 밝혔다.

당시 리조성은 강석주에게 “김일성 동지는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유산을 남겼으나 지금 조선 동지들은 그의 사상과 유산을 어기고 있다. 김일성 동지께서 조선반도 비핵화 사상을 제시하신 것은 조선과 같은 작은 나라가 핵 경쟁에 말려들 경우 과중한 경제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붕괴될 수 있음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핵 개발을 중지하면 중국은 경제 군사적지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강석주는 “조선반도 비핵화란 우리만의 비핵화가 아니라 남조선까지 포함한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뜻한다. 미국은 조선반도에서 핵전쟁 훈련을 계속하고 있고, 언제라도 핵무기를 끌어들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반도는 결코 비핵화되지 않는다. 오직 우리의 핵으로 미국의 핵을 몰아내고 미국으로부터 핵 불사용 담보를 받아낼 때만이 가능하다”라고 반박했다.

태 전 공사는 “강석주가 주장한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 정권의 일관된 논리이며 이런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2016년 대한민국 망명 후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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