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NN 방송화면 캡처>

[이코리아] 북미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석방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특별한 선물을 제공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부진한 지지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이번 결정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김동철, 김상덕, 김학송)의 송환을 결정했다. 10일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전용기를 통해 북한을 떠나 알래스카에 도착한 3명은 “우리를 집으로 데려와준 미국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 미국 국민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모두가 만나고 싶어하는 멋진 세 신사들과 함께 북한에서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되어 기쁘다”며 “3명 모두 건강이 좋아 보인다. 또한 (북미회담) 일시와 장소를 정하기 위해 김정은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뮬러 특검, 성인 배우와의 스캔들, 이민정책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회담은 국면전환을 위한 중요한 이벤트다. 이러한 이벤트를 앞두고 북한이 억류된 미국인을 석방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자신의 정치력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인 미국인 억류자 3명을 직접 마중 나가기로 결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억류 미국인 3명의 송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보수연합의 맷 슐랩 의장은 WP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보도가 탁구공같이 작은 이슈에 지배되면서, 트럼프 대권의 더 큰 핵심을 놓치고 있다”며 “러시아와의 공모보다 대외정책이 유권자들의 공감을 더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답보상태지만 호전의 계기는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중순 WP와 ABC 합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로 지난 1월 36%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수행한 여론조사결과도 마찬가지다. 지난 2일~5일 유권자 1015명을 상대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41%였지만,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세부적으로 보면 경제·외교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멕시코 장벽 이슈가 있었던 무역·이민 분야까지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억류 미국인을 석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층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뉴욕타임스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무단결근(AWOL)이라고 비난한 것은 실패했다. 사실 그때 그는 북한으로 날아가는 중이었다. 가짜뉴스는 최악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을 비난했던 언론을 조롱하는 여유를 보였다.

반면 CNN은 트럼프 정부가 억류 미국인들의 송환을 마치 쇼비즈니스처럼 다루고 있다며 비판했다. CNN은 “억류를 게임쇼처럼 다루는 것은 억류자들의 친구와 가족들에 대한 2차 가해이며 이들을 다시 감정적 혼란에 빠지도록 강요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번에 풀려난 3명 중 2명의 억류 시점은 2017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속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트위터에서 “모두 알고 있듯이, 전임 정부가 오랫동안 3명의 석방을 요구해왔지만 소용없었다. 계속 주목하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을 저격한 바 있다. 전 정부와의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이번 억류 미국인 송환을 계기로 다시 오바마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무리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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