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미시간주의 유세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더힐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가능성을 언급하자, 미국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희호 여사로부터 “노벨평화상 받으시라”는 덕담을 듣고,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으셔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답했다. 남북정상회담의 공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면서, 북미회담을 앞둔 백악관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는 달리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그것(노벨상 수상)을 제안했을 때 매우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평화를 원한다. 핵심은 우리가 평화를 원한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큰 문제이지만 잘 해결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화가 곧 상이다”라는 문구를 올리며, 노벨상 수상보다 한반도 평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연이은 찬사에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흐뭇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시간주의 한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이 “노벨”을 연호하자 미소를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도 지난 1일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한 폭스뉴스의 인스타그램에 ‘좋아요’를 눌렀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북미회담이 다가오고 문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점차 진지하게 수상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7일 “북미정상회담이 남북정상회담만큼 순조롭게 흘러가고 한반도의 평화가 복원된다면 두 사람 다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사설을 내보냈다.

‘더힐’ 또한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2018년에도 노벨평화상 후보 명단에 들어있는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오슬로 국제평화연구소의 헨릭 우르달 소장은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선정 이전에 실질적이고 불가역적인 북한의 변화를 확인하고 싶을 것”이라며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른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르달 소장은  “만약 성공하기만 한다면 한반도 갈등 해결은 전 세계적 안정에 대한 중요한 공헌이 될 것이며, 노벨상 수상 가치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한 성취에 핵심적인 기여를 한다면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기 이전이라도 상징적인 의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고려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집권 1년차인 2009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구체적인 성취가 없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노벨 위원회는 최초의 흑인대통령이라는 상징성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제시한 국제평화 비전을 높게 평가해 수상을 결정했다.

한편 영국의 도박사이트 ‘코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차기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을 점쳤다. 두 정상은 해당 사이트에서 6/4의 배당률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10/1의 배당률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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