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에서 열린 세월호 4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한 한 학생이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적은 노란색 종이비행기에 리본과 꽃을 그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전국 각지에서 희생자를 애도하는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오후 3시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4년 만에 처음으로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렸다. 유가족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교육부 장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정부 측 인사가 참석한 이번 영결·추도식에는 경찰 추산 약 6천여명의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모였다.

이날 추도사를 낭독한 전명선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아들딸들아,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구나. 진상 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에 대한 염원은 못난 부모들에게 맡기고 이제는 고통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며 눈물을 흘렸다. 추도사를 듣고 있던 시민들도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깊은 숨을 내쉬거나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는 등 유족들의 슬픔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장소이자 희생자 수습을 위해 유족들이 오랜 기간 머물러온 장소인 진도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렸다. 미수습자 5명 포함 희생자 304명의 영혼을 기리기 위한 진도씻김굿보존회의 추모공연으로 시작한 이날 추모식에는 이재영 전남도지사 권한대행, 이동진 진도군수, 세월호 일반인 미수습자 권재근씨(52)의 형이자 혁규(9) 군의 큰아버지 권오복씨(64)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조도고등학교 2학년 박주희 양은 공식행사 연단에서 추도사를 낭독하며 “4년 전 그 봄에 맞이했다면 언니 오빠들을 잃어버리지 않았을 수도 있을 그런 세상을 위해 저희는 살아가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도 자체 추모행사를 치렀다. 이날 오전 10시 단원고등학교 단원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행사 ‘다시 봄, 기억을 품다’에는 단원고 재학생들이 모두 노란색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오빠를 잃은 이호정 단원고등학교 학생은 오빠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영결식이라는 말은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영원히 헤어지는 의식이래”라며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오빠 보내는 것 같고, 영원히 헤어진다는 게,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게 와 닿아서 나 너무 힘들다”라고 써 참석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호정 학생은 이어 “다음 생에도 엄마 아빠의 아들, 딸로 오빠, 동생으로 만나자. 그때는 어느 누구도 그렇게 빨리 가지 말고 오래오래 살자. 이번 생에 함께하지 못했던 거 다 하면서 살자”며 “오늘 보고, 내일 죽어도 좋을 만큼, 어떤 단어로 표현하지 못하게 보고 싶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거 알지? 사랑해, 오빠”라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단원고 학생들도 각자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적은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슬픔을 함께 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신항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4주기 하루 전인 15일 오후 4시 목포신항 일대에서 4·16가족협의회, 4·16연대, 목포시민단체 주관으로 열린 ‘세월호 참사 4년 기억 및 다짐대회’에는 유가족, 문화예술인, 시민들이 모여 각자 발언과 공연을 통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세월호 직립작업이 진행 중인 목포신항 북문에도 많은 시민이 모여들어 문에 노란 리본을 걸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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