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상원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답변 중인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 <사진=USATODAY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2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강경파로 알려진 폼페오 지명자는 군사적 옵션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으나, 북한 정권교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폼페오 지명자는 이날 미 상원 외교위에서 열린 국무장관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누구도 이번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완전한 비핵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핵 폐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역사적 분석은 낙관적이지 않다”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핵폐기 결단을 내릴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폼페오 지명자와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 내 강경파들은 그동안 신속하고 불가역적인 북핵문제의 해결을 주장해왔다. 폼페오 지명자의 이번 발언은 기존 입장과 달리 빠른 해결의 가능성을 낙관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북미대화에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폼페오 지명자는 북미대화의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폼페오 지명자는 “양국 지도자는 정상회담에서 합의 가능한 조건들을 제시할 수 있다”며 “미 행정부가 적절한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밝혔다.

또한 폼페오 지명자는 “북한의 정권교체를 지지했던 적이 없다”며 김정은 체제를 대화상대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7월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북한 정권을 핵프로그램에서 분리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북한 주민들은 그(김정은)가 사라지는 것을 열렬이 원할 것이라고 확신하다”고 말한 것과 비교하면 태도가 정반대로 달라진 것. 이는 폼페오 지명자의 ‘매파’적 성향을 우려하는 의회에게,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고 대화에 주력하겠다는 온건한 입장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폼페오 지명자는 이어 “우리가 불가역적 비핵화를 논의하는 동안 김 위원장은 정권의 유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그는 문서 이상의 무언가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제보장을 위한 구체적 조건 없이 북한을 비핵화에 나서도록 유도하기는 어렵다는 것. 폼페오 지명자는 북한의 요구조건을 알고 있지만 비핵화 전에 먼저 보상을 제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오 지명자는 과거 미국과 전 세계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너무 일찍 풀어준 것이 패착이라며, “보상을 제공하기 전에 영구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폼페오 지명자는 “대외정책을 위한 미국의 외교적 수단이 실패한다면 매티스 국방장관이 목표 달성을 위한 일련의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시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그는 “김정은이 직접적으로 미국을 위협하고 그의 행동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다면 (북한 공격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외교적 수단이 아닌 다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을 상상해볼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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