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답변 중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포브스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개인정보 유출사건을 해명하기 위해 10일(현지시간) 청문회에 출석했다. 하지만 악재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상승세를 기록했다.

저커버그는 10일 미 상원 법사·상무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출석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내가 페이스북 경영을 시작했으며, 내가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내부고발로 폭로된 이번 사태는 영국 정보수집업체가 심리검사 앱을 통해 페이스북에서 무려 8700만명의 개인 정보를 수집해 트럼프 대선캠프에 제공한 사건으로, 페이스북은 이 과정에서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태를 방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평소 티셔츠와 청바지 등의 캐주얼한 옷차림을 즐기던 저커버그는 이날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했으며 질의과정에서 자주 물을 마시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악용되는 것을 충분하게 막지 못했다”며 잘못을 시인하고, 다수의 앱에 대한 실태조사 및 인공지능을 활용한 혐오 게시물 삭제 등의 재발방지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보유출사태로 CEO가 청문회에서 진땀을 흘리는 장면이 공개됐지만, 페이스북의 주가는 전일 대비 4.50% 오른 165.04 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16일 185.09 달러를 기록 중이었으나 정보유출 소식이 알려진 후 같은 달 27일 152.22 달러까지 수직 하락했다. 이후 155~159달러 사이에서 횡보하며 전환의 계기를 찾지 못하던 페이스북이 저커버그의 청문회 출석으로 반등에 성공한 것.

외신들은 투자자들이 저커버그가 청문회에서 보인 모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포브스는 10일 저커버그가 청문회에서 날카로운 질문에 잘 답변했으며, 이러한 모습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또한 “투자자들이 저커버그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페이스북 주식의 10일 하루 상승폭은 지난 2년 중 최고”라고 말했다.

투자사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이사는 10일 CNBC 인터뷰에서 “지난주 사용자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여전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지목했다. 응답자의 60%는 지난해보다 이 플랫폼(페이스북)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악재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를 잃지 않고 있다는 것. 틸 이사는 이어 “현재로서는, 대규모 사용자 이탈이 없는 한 광고주들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UBS 또한 “최근 페이스북을 삭제하자는 움직임(#DeleteFacebook)이 있었으나 초기 앱 사용 및 순위 데이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며 정보유출 사태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페이스북의 광고수익이 향후 20% 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저커버는 오는 11일 하원 에너지 상무위원회 청문회에 다시 한 번 출석해 정보유출 사태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저커버그의 ‘청문회 퍼포먼스’로 페이스북이 이번 위기를 빠져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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