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는 일을 뜻하는 '덕질'로 행복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마니아, 오타쿠(덕후)라고 부른다. <이코리아>는 독자들을 '마니아 사랑방'으로 초대한다.

<사진 출처 = 키니스장난감병원 네이버 카페>

고장 난 장난감을 치료해주는 병원이 있다. 바로 비영리 민간단체 ‘키니스장난감병원’이다. 키니스장난감병원은 2011년 김종일 이사장(전 인하공업전문대학 교수)이 공학 교수, 고등학교 교장, 전자업체 연구원 등으로 지내다 정년퇴직한 지인들과 함께 설립한 단체다. 특별한 점은 이 병원의 의사들이 전부 60세 이상의 할아버지들이라는 점이다.

장난감 수리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었던 할아버지들이 장난감 병원을 열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김종일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장난감이 고장 나면 버리고 새 장난감을 사는 어린이들이 많다. 건전지를 갈거나 조금만 수리하면 멀쩡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자원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학을 전공했던 우리들이 장난감을 고치면 자원을 아끼는 데 이바지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장난감 병원은 고장 난 장난감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민하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출시된지 오래된 장난감은 제조업체에서 수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장난감 의사들은 어떤 장난감이라도 말끔히 수리해내기 때문이다. 빼어난 솜씨가 소문난 덕분에 지난 7년 동안 장난감 의사들의 손을 거쳐 간 장난감은 무려 3만여개에 달한다.

<사진 출처 = 키니스장난감병원 네이버 카페>

실제로 장난감 수리 결과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장난감 수리를 문의했던 학부모들의 후기들을 살펴보니 “다시 구할 수도 없는 장난감이라 안 고쳐지면 어떡하나 마음 졸였는데 정말 감사드린다. 아기가 이가 날 때니 조심하라고 쪽지도 주시고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웬만한 건 스스로 고치려고 하는데, 스피커 고장은 못 고치겠더라. 정말 감동이다”, “병 들었던 우리 장난감들이 다시 활력을 찾았다. 재능기부하시는 시니어분들께 감사드린다” 등 응원이 쏟아졌다.

김종일 이사장은 “‘장난감 없이 자라는 아이가 없도록 하자’라는 다짐으로 무료봉사를 하고 있다. 아이들에겐 장난감이 첫 번째 자산”이라며 “장난감 수리 노하우를 여러 사람들에게 전수하면서 전국에 장난감 병원이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