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에 대해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금 탈루 등의 이유로 세계 최대의 유통기업 아마존을 비난하고 나섰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가 소유한 언론사 워싱턴포스트(WP)의 반트럼프 보도에 대한 공격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아마존을 비난하는 글을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글에서 “나는 대선 이전부터 아마존에 대해 우려해왔다. 다른 기업들과 달리 아마존은 주 정부 및 지역 정부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우편시스템을 마치 배달부처럼 사용해 미국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 있으며, 수많은 영세 상인들을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독점규제법, 독점금지법 등을 아마존에 적용할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 트럼프 아마존 비판 내용, 사실과 달라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존 비난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일부 사실관계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NBC는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아마존이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 제3자 판매자로부터 소비세를 걷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 같다”며 “아마존은 소비세를 부과하는 45개 주에서 판매세를 걷고 있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아마존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2017년 9억5700만 달러의 소득세를 납부했다. 2016년은 4억1200만 달러, 2015년은 2억7300만 달러, 2014년은 1억7700만 달러였다”고 보도했다. 소비세를 제대로 납부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 차이는 존재하지만, 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

트럼프가 아마존을 겨냥해 “우편 제도를 배달부처럼 전용한다”는 지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미국 은행 시티그룹은 지난 2017년 미 우정공사(USPS)는 아마존에게 시세보다 낮은 요금으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적정 요금으로 인상할 경우 아마존이 26억 달러의 비용을 추가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씨티그룹은 아마존의 막대한 배송 물량 때문에 우정공사와의 배송료 협상에서 유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마존이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우정공사 적자의 최대 원인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우정공사의 적자 행진은 아마존 때문이 아니라, 주 수익원인 우편서비스 매출의 감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우편서비스를 이용했던 고객들이 이제는 저렴하고 손쉬운 사회연결망서비스 및 전자우편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우정공사의 우편서비스 매출은 지난 2001년 대비 43%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은 적자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적자를 메우기 위한 주요 수익원에 가깝다. 지난해 우정공사 우편서비스 매출이 50만건 감소한 반면 물류 배송은 약 6억건 증가했는데, 이는 대부분 아마존 배송 때문이다.

아마존 때문에 영세 소매업체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왔다. 대규모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오프라인 소매업자들이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용이라는 측면에서 아마존은 줄어든 소매업체 수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 진보정책연구소가 지난해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자상거래 분야는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35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이는 소매업체에서 줄어든 5만1000개의 일자리를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다”고 밝혔다. 아마존 또한 지난해 식품유통업체 ‘홀푸드’ 인수로 인한 인원증가를 제외하고도 13만명을 신규 채용했다.

◇ 트럼프가 아마존을 공격하는 이유

트럼프 대통령이 느닷없이 아마존을 타깃으로 삼은 이유로,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와 그가 소유한 언론사 워싱턴포스트(WP)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국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 창립자가 WP를 소유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WP가 베조스의 정치적 무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WP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WP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가 되기 전부터 아마존과 WP를 트위터 상에서 공격해왔다. 지난 2015년에는 “제프 베조스가 손실을 내고 있는 WP를 소유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존의 세금을 낮추기 위해서다”라며 “WP는 적자를 보고 있지만, 아마존에 대한 세금을 낮추라고 여론을 조종할 수 있는 힘을 베조스에게 주고 있다. 거대한 세금피난처다”라며 두 기업을 함께 비난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그는 WP가 자신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는 트윗을 수차례 올리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반면 WP보다는 아마존으로 인해 손실을 입고 있는 재계 인사들을 위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악시오스는 부동산 업계에서 인맥을 맺어온 거물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마존으로 인해 오프라인 소매업자와 쇼핑몰 등이 문을 닫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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