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체인이 지난 25일 가상화폐 투자자 팀 드레이퍼의 투자 소식을 공개했다. <사진=비체인 트위터 캡처>

[이코리아] 가상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미래 전망이 밝은 가상화폐를 찾기 위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장의 수익보다 안정적으로 장기 생존이 가능한 지에 초점을 맞춰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1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가상화폐 시장은 두 달이 넘는 침체기를 맞고 있다. 각종 해킹 사고를 비롯해 전 세계적인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전통적인 금융시장과 달리 극단적인 하락세에 제동을 걸 장치도 없었기 때문. 가상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가총액 상위 3개 가상화폐 중 비트코인이 약 44%, 이더리움은 약 40%, 리플이 약 74% 가량 하락했다.

그 밖에도 시가총액 20위권 가상화폐 대부분이 2018년 1/4분기에 큰 폭의 가격 하락을 피하지 못한 가운데 비체인토큰(VEN)이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시가총액 20위권 중 유일하게 1/4분기 상승세를 기록한 비체인토큰은 1월1일 대비 약 28%가량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체인토큰은 기업들의 물류공급망 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해 개발된 블록체인 플랫폼 비체인(VeChain)의 자체 가상화폐로 지난해 8월 공개됐다. 2.28달러로 2018년을 시작한 비체인토큰은 1월22일 9.45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가상화폐 업계에 불어 닥친 한풍의 영향으로 3월29일 현재 2.95달러를 기록 중이다.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비체인토큰도 가격 하락을 피하지 못했지만 업계에서는 비체인토큰의 생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비체인토큰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플랫폼 비체인의 장래성이 유망하기 때문. 자동차 사고이력 조회, 농산품 산지조회 등 일반 기업의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비체인은 최근에는 르노, BMW 등 유명 자동차브랜드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름을 알렸다. 가상화폐 투자업체 BKCM의 수석연구원 데릭 킴은 28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체인은 함께 상품개발을 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과의 관계를 통해 마케팅을 하는데, 이는 매우 좋은 방식이다”라고 평가했다.

비체인의 다른 장점은 주요 결정과 관련된 투표 권한, 이자형식으로 추가 비체인토큰 배당 등 장기 보유한 투자자들을 위한 인센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 이러한 인센티브 구조로 인해 다른 가상화폐에 비해 악재로 인한 투자자들의 ‘패닉셀’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가상화폐 업계 큰 손들이 비체인 투자를 결정한 것도 호재다. 지난 25일 비체인은 트위터를 통해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자 팀 드레이퍼가 비체인에 비공개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밝혔다. 드레이퍼는 지난 2014년 약 3만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해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가상화폐 업계에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또한 이더리움에 투자해왔던 브레이어 캐피탈의 최고경영자 짐 브레이어도 지난 1월 비체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브레이어캐피탈은 현재 비체인의 공식적인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반면 긍정적인 전망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유명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으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가상화폐와 같이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선뜻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비체인토큰의 현재 가격인 2.95달러는 지난 1월 최고가인 9.45달러와 비교할 때 약 68.8% 가량 하락한 것이다. 가격 폭락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잃은 비트코인, 리플, 이더리움 등 다른 코인들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치다.

또한 비체인토큰이 다른 가상화폐와 달리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규코인이라는 점도 평가를 유보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미 수년전 공개돼 가격이 급격하게 오른 채 2018년을 맞이한 다른 가상화폐와 달리 지난해 8월 공개된 비체인토큰은 상대적으로 저가에 2018년을 시작했다. 이를 고려하면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중 1/4분기 유일하게 성장한 가상화폐라는 수식어도 재고의 여지가 있다.

CNBC에 따르면 비체인은 지난해 8월 비체인토큰의 공개 이후 BMW, 미시건주립대, 옥스퍼드대, PwC아시아, 중국계 컨설팅업체 NRCC 등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력관계를 발표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 비체인에 기반을 둔 비체인토큰이 가라앉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의 생존자로 남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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