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가 '맥런치' 서비스를 폐지하고 '맥올데이 세트'를 출시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 맥도날드가 소비자 인지도가 높았던 ‘맥런치’ 서비스를 폐지하면서 결정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실적 악화로 고민해온 한국맥도날드가 이윤이 높지 않은 메뉴들을 폐지하며 수익성 개선에 들어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6일 오전 10시30분~오후 2시까지 일부 메뉴를 정가 대비 20% 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던 맥런치 서비스를 폐지하고, 대신 빅맥, 더블불고기버거, 슈슈버거 등 3종의 메뉴를 24시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맥올데이 세트’를 출시했다.

맥도날드는 맥올데이 세트 출시는 점심시간에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기존 맥런치에 비해 한층 강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맥올데이가 맥런치에 비해 적용시간은 확장됐지만 메뉴 개수나 할인 폭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

실제로 지난 2월 기준 맥도날드의 맥런치 메뉴는 맥올데이 메뉴에도 포함된 빅맥, 더블불고기버거, 슈슈버거를 비롯해 약 10종으로 다양한 선택이 가능했으나, 맥올데이 출시로 인해 선택의 폭이 3종으로 줄어들었다. 할인폭도 그대로다. 맥올데이 세트 3종의 기존 점심시간대 할인가는 4900원으로, 현재의 가격과 동일하다. 즉, 3개 메뉴에 대한 할인시간대를 확장한 대신 선택과 할인의 폭을 크게 축소한 것.

업계에서는 맥런치 메뉴 폐지에 대해 고객 혜택보다는 수익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유한회사인 한국맥도날드는 구체적인 경영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당기수익은 -131억원으로 2013년 309억원에 비해 4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지난 2016년에도 이미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5000억원이라는 높은 인수가격과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입찰기업이 없어 매각에 실패했다.

이후 맥도날드는 경영실적 개선을 위해 임대료가 높은 도심 주요 상권에 위치한 점포를 차례로 정리해왔다. 홍대·신촌 인근을 찾는 사람들에게 약속의 장소로 유명했던 신촌점도 1998년 문을 연지 20년 만에 영업을 중단했다. 이 밖에도 서울대입구역점, 강남점, 부산 서면점 등 인지도 높은 매장들이 이달 들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맥도날드는 최근 임대료 부담이 큰 핵심 상권 점포를 철수시키며 실적 개선에 들어갔다. 사진은 맥도날드 신촌점.

맥도날드는 임대료 부담이 큰 핵심 점포를 정리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교외 지역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맥드라이브)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점포를 확대하고 있는 KFC, 롯데리아 등 경쟁업체들과 비교하면 맥도날드는 확실히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또한 맥도날드는 지난달 15일부터 주요 메뉴의 가격을 100~300원 가량 인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2016년 매각 실패를 경험한 한국맥도날드가 수익성을 개선해 다시 매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맥런치 메뉴 폐지 또한 수익성 제고를 위한 맥도널드 경영정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편 네티즌들은 맥도날드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맥올데이 세트에는 빅맥만 남고 인기 메뉴는 다 빠졌다”며 “맥도날드에 갈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네티즌도 “적자가 계속된 만큼 맥도날드도 이익구조 개선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예전 같은 품질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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