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의 '조명창고 대기' 발언이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배현진 전 MBC 앵커의 조명창고 대기 발언과 관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사무실의 원래 용도에 대한 MBC 및 전·현직 임원의 증언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MBC 내부의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배 전 앵커는 지난 9일 자유한국당 입당식에서 “석 달 전 정식 인사통보 없이 8년 가까이 진행한 뉴스에서 쫓겨나듯 하차해야 했다. 이후 모든 업무에 배제된 채 조명기구 창고에서 업무발령을 기다리며 대기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MBC는 "배현진 전 앵커가 조명기구 창고라고 언급한 사무실은 보도본부 사무실"이라며 해당 장소의 사진을 공개하고, “배현진 전 앵커는 대기발령 상태가 아니라 업무 미발령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이후 박상후 전 MBC 시사제작국 부국장이 1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BC 측 주장을 반박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박 전 부국장은 지난 1월 25일 배 전 앵커와 함께 논란이 된 MBC 미디어센터 6층 사무실로 발령을 받았다며, “중앙난방이 안 돼 에어컨을 히터용도로 사용했는데 처음에 온풍이 안 나와 추위에 떨었으며 다른 층과는 달리 화장실이 아예 없다”고 말했다. 당초 사람이 상주하는 사무공간이 아니었다는 뜻. 박 전 부국장은 팻말이 교체되기 전 ‘조명 UPS실’이라고 적힌 사무실 사진과 6층 복도에 쌓여 있는 장비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박상후 전 MBC 시사제작국 부국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현진 전 MBC 앵커가 조명창고라고 주장한 장소의 사진을 올리며 MBC를 비난했다. <사진=박상후 전 부국장 페이스북 캡처>

박 전 부국장은 MBC 측 주장에 대해 “‘조명(UPS)실’이라는 원래 팻말을 ‘보도본부’로 교체하고 철문에다가 ‘보도본부 사무실’이라고 인쇄된 종이 한 장을 붙인 것”이라며, “다른 곳에 발령하자니 명백한 부당전보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 사무실 용도가 아닌 곳을 사무실로 급조하고 몰아넣는 식으로 모욕을 준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박건식 MBC 시사교양국 PD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디어센터 1층에 위치한 실제 조명창고 사진을 공개하며 배 전 앵커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 PD에 따르면 배 전 앵커가 근무한 장소는 조명창고가 아닌 조명 UPS(무정전 전원공급장치)실로 비상시 전력을 공급하는 장소다. 당초 MBC 미디어센터 입주 예정이었던 MBC플러스의 스튜디오 시설이 4층에 위치해 이와 가까운 6층에 UPS 공간을 배치해뒀던 것. 박 PD는 “그런데 MBC플러스가 일산MBC로 이전하게 되면서 배터리들로 이뤄지는 UPS실은 한 번도 사용하지도 못한 채, 빈 공간으로 남게 됐다”고 밝혔다. 박 PD는 이어 미디어센터 6층 복도에 놓인 장비들도 UPS와는 상관없으며 미디어센터 1층 조명창고에 공간이 부족해 임시로 옮겨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해당 장소는 MBC플러스 이전 취소 때문에 당초 계획이었던 UPS 공간으로 사용된 적이 없으며 조명창고도 따로 있다는 것.

박 PD는 “배 전 앵커는 진짜 열악한 조명창고에서 근무하는 동료들을 한 번이라도 본 적 있는가? 조명창고라는 가짜뉴스로 더 이상 현혹하지 마시길…”이라며 배 전 앵커에게 ‘피해자 코스프레’를 그만두라고 반박했다.

박건식 MBC 시사교양국 PD는 MBC 미디어센터 1층에 위치한 실제 조명창고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배 전 앵커의 주장에 반박했다. <사진=박건식 PD 페이스북 캡처>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