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 선수가 지난 8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해 빙상연맹 내 '특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노선영 선수가 ‘왕따’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노선영 선수는 지난 8일 SBS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현해 빙상연맹 내 특혜 및 파벌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노선영 선수는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발생한 팀내 갈등 의혹에 대해 “선수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노선영, 김보름이 아닌 다른 선수였어도) 일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선영 선수는 빙상연맹 입장에서 여자 팀추월 경기는 “버리는 경기”였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래도 (빙상연맹이) 메달 가능성 높은 종목에 더 신경을 쓰고, 그렇제 않은 종목은 별로 집중하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빙상연맹 내 특혜 논란에 대해서는 “처음 (국가대표팀에) 들어간 것이 고등학생 때인데 그때는 그런걸 느끼지 못했다. 너무 어렸고 코치, 감독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운동만 하고 따랐기 때문에 (특혜가) 있었다고 해도 못 느꼈을 수 있다”고 답했다. 노선영 선수는 이어 “점점 대표팀 생활을 오래 하고 성숙해지면서 그런 걸 느끼게 됐다”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연맹 내 특혜 문제를 자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해당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 응한 익명의 빙상연맹 관계자는 파벌문제보다는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의 독단을 특혜 논란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관계자는 “(전 부회장) 한명이 이사회 구성부터 선발까지 모든 권한을 행사한다”며 “그 사람 말을 안들으면 피해를 보니까 학부모와 선수 모두 그 사람 말을 들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국체육대학 빙상장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훈련을 같이 한다. 거기서 학부모와 선수들에게 ‘여기 있으면 메달을 딸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며 “이렇게 해야 너도 나중에 혜택을 받는다고 얘기를 한다. 절대 그렇지 않다. 4년 뒤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지 어떻게 알겠나”라고 덧붙였다.

노선영 선수는 “사회가 무조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선수에게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인식이 바뀐다면 연맹에서도 메달 유력 선수 위주로 특혜를 주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그렇게 돼서 모든 선수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방송을 시청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노선영 선수의 입장에 공감하면서도 여자 팀추월 경기와 관련된 의혹이 시원하게 해명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노선영 선수를 마지막 바퀴에서 맨 뒤에 배치하는 작전이 사전 논의된 것인지, 대표팀 내에서 김보름, 박지우 선수와 노선영 선수 간에 불화가 있었는지, 빙상연맹에 여자 팀추월 훈련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는지 등 핵심적인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기 때문.

한 네티즌은 “노선영 선수의 의도는 아니더라도 본인 때문에 제기된 여러 의문이 있는데 전혀 답변된 것이 없다”며 “김보름, 이승훈 선수 등이 빙연의 특혜를 받았다고 지목돼 과도한 비난을 받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설명이 있어야 했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여론이 김보름 선수를 마녀사냥하더니 이제는 노선영 선수를 또다른 마녀로 지목하고 있다”며 “그저 누군가를 욕하고 싶은 사람들이 김보름 선수에게 노선영 선수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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