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해킹 및 미 금융당국 규제 이슈로 가상화폐 시세가 다시 하락헤고 있다. <사진=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 최근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왔던 비트코인이 다시 1만달러 이하로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해킹설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강화 발언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8일 11시(한국시간) 현재 가상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9936.05달러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8.71% 하락했다. 국내 시세도 마찬가지다. 국내 거래소 빗썸 기준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현재 1108만원으로 전일 대비 8.76% 하락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다른 알트코인들도 전일 대비 10% 이상 하락 중이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7.89% 하락한 756.67달러, 3위 리플은 5.21% 하락한 0.8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NEM(-14.19%), 퀀텀(-13.59%) 등 일부 코인은 하락폭이 15%에 이를 정도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 가상화폐 중 전일 대비 가격이 상승한 것은 테더, 웨이브즈, 넥서스 3개 뿐으로, 테더와 웨이브즈는 상승폭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하락세의 원인으로 최근 홍콩에서 도쿄로 본사를 옮긴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해킹설을 꼽고 있다. 바이낸스에서는 8일(현지시간) 오전 2시경 일부 이용자들의 알트코인이 갑자기 시장가로 매도되거나 비트코인으로 바뀌는 문제가 발견됐다. 아직 구체적인 피해자 수 및 피해금액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바이낸스 측은 9일 오전 4시까지 거래를 중단하고 내부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는 "모든 자산은 안전하다"며 해킹 이슈에 대해 해명했다. <사진=창펑자오 트위터 캡처>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부 불규칙한 거래 행위가 발견됐으나 모두 되돌린 상황이며 고객들의 자산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창펑자오 CEO는 또 “복제 데이터베이스 클러스터에서 일부 데이터가 동기화되지 않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해킹을 당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바이낸스 측은 고객 불편에 사과하며 3000 이더리움을 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전세계 가상화폐 부호 3위로 꼽히는 창펑자오 CEO는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해 “잘못된 규제는 거래소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블록체인 기술과 거래소가 규제를 피해 더 우호적인 국가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자신이 경영하는 거래소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일각에서는 미 증권거래소(SEC)의 규제 강화 발언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SEC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연방증권법에서 정의한 거래소처럼 운영되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반드시 SEC에 등록돼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가상화폐도 증권(securities)과 같은 자산으로 파악하고 증권거래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온 SEC가 이번 공식 성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거래소 인가제 도입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SEC는 최근 가상화폐공개(ICO)와 관련해 약 80개 업체에 소환장 및 정보공개 요구서를 발송하며 가상화폐 규제에 집중해온 터라, 업계에서는 미 금융당국의 가상화폐 규제가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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